내셔널리그 신인왕-레이스에 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호세 페르난데스가 류현진, 야시엘 푸이그와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영향이다.
페르난데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다저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8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막고 마이애미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다저스는 두 달 만에 연패를 당하며 쿠바산 괴물 투수 페르난데스의 위력을 직접 실감했다.
이날 페르난데스는 '신인왕 경쟁자' 류현진-푸이그와 맞대결에서 승리했다는 게 더욱 인상적이었다. 다저스 선발 류현진은 7⅓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페르난데스보다 더 많은 이닝을 던지며 마운드를 지켰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한 채 최근 6연승을 마감해야 했다.
푸이그도 이날 페르난데스와 3차례 투타 대결에서 삼진 1개를 당하는 등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최근 2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로 슬럼프에 빠졌다. 특히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강하게 어필하며 심리적으로도 크게 무너진 듯한 모습이었다.
이날 승리로 시즌 9승(5패)째를 마크한 페르난데스는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한발짝 앞서나갔다. 승수는 아직 두 자릿수가 되지 않았지만 평균자책점(2.41)·탈삼진(157개)에서 신인 투수 중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지금 기세라면 신인왕이 유력하다.
류현진은 신인 투수 중 가장 많은 12승(4패)을 올리며 2점대(2.95)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인 투수 중에서 최다 155⅔이닝을 던진 이닝이터라는 게 강점이다. 그러나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등 임팩트 있는 기록에서 페르난데스에 떨어진다.
푸이그는 66경기 타율 3할5푼8리 91안타 11홈런 27타점으로 활약하고 있으나 최근 공수주에서 다소 무리한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타율은 높지만 홈런-타점 페이스가 데뷔 초보다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신인왕 레이스에서 우위를 점하기란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시즌 초반부터 류현진과 2파전 양상을 띄어온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도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 이날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5⅓이닝 5피안타 4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평범한 투구를 했다. 11승8패 평균자책점 2.97 탈삼진 137개로 수준급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류현진과 페르난데스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이닝 소화도 떨어져 경쟁에서 밀려나는 모양새.
결국 페르난데스의 주도 속에 류현진-푸이그의 추격전 양상으로 판도가 재편되고 있다. 과연 류현진이 맞대결 패배의 충격을 딛고 그를 따라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