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산 특급 신인들의 투타 맞대결은 호세 페르난데스(21·마이애미)의 승리였다. 야시엘 푸이그(23·LA다저스)는 패배의 분루를 삼켰다.
같은 쿠바 출신으로 투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페르난데스와 푸이그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다저스전에서 처음으로 정면충돌했다. 한국에서는 류현진-페르난데스 선발 맞대결이 화제였지만 미국 언론에서는 페르난데스-푸이그 투타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
결과는 페르난데스의 완승. 1회 첫 대결부터 페르난데스는 최고 99마일 강속구를 뿌리며 전력으로 승부했다. 푸이그는 5구째 83마일 파워커브에 타이밍을 빼앗기며 유격수 내야 뜬공으로 잡혔다. 3회에도 커브-패스트볼에 이어 3구째 81마일 커브에 타이밍을 제대로 못 맞추며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5회 3번째 대결도 페르난데스의 완승이었다. 초구부터 97마일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이끌어낸 뒤 2구째 바깥쪽 낮게 97마일 패스트볼을 꽂아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볼이 빠졌다고 생각한 푸이그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나타냈고, 결국 페르난데스의 3구째 바깥쪽 높은 97마일 패스트볼에 헛스윙하며 3구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푸이그는 이날 경기에서 삼진 2개 포함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최근 2경기 9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반면 페르난데스는 최고 99마일 짜리 강속구를 뿌리며 다저스 타선을 제압했다. 6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8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막고 시즌 9승(5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을 2.45에서 2.41로 더 낮추며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 따르면 경기 후 페르난데스는 "경기 결과가 놀랍다. 우리 팀은 최고의 야구팀을 이겼다. 이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며 "다저스는 올해 내가 상대한 가장 어려운 팀 중 하나였다. 개인적으로 더 많은 공을 던지며 좋은 투구를 했어야 했는데도 우리 팀이 승리했다"고 기뻐했다.
푸이그도 "페르난데스는 엄청난 투수다. 그는 자신의 공을 섞어던지며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나와 우리팀 동료들 모두 페르난데스 상대를 준비했지만, 오늘의 그에게는 통하지 않았다"고 칭찬하며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페르난데스도 "단지 한 경기일 뿐이었다. 내가 푸이그보다 더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푸이그의 재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한편 같은 쿠바 출신으로 망명을 한 두 선수는 경기 시작 2시간 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페르난데스는 "우리는 경기 전 오랜 시간을 이야기했다. 그는 좋은 사람이었고 약간의 겸손함도 있었다. 우리는 아주 좋은 친구가 될 줄 알았다"며 "우리가 여기에 오기까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이야기했다. 쿠바에서 우리는 45분 떨어진 거리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꽤나 놀라운 일"이라며 남다른 인연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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