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ACL서 선수들 원하는 경기 하고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3.08.20 22: 44

"우리의 축구를, 이 먼 중동에서 선수들이 하고 싶어하는 경기를 선보이고 싶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의연한 출사표를 던졌다.
최용수 감독은 2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메리어트 호텔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 오는 22일 오전 알 아흘리와 벌일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최 감독은 상대 알 아흘리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양 팀 모두에게 중요한 일전"이라고 입을 연 최 감독은 "알 아흘리는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갔던 강팀이다. 올해 ACL에서도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고른 전력으로 8강에 오른 좋은 팀"이라고 상대를 인정했다.
이어 최 감독은 "우리는 빡빡한 일정에 체력적으로 지쳐있고, 부상 선수들의 상태도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원정지에서의 무더위, 시차, 경기장과의 먼 거리 등 좋지 않은 여건이지만 선수들이 우리들만의 준비된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년전의 안좋았던 기억들을 복기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숙소와 경기장의 거리에 대해서는 "경기 당일 장시간 이동을 한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상당히 근육을 수축시킬 수도 있고, 버스 안에서 오래 있는 것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면서 "심리적으로도 썩 좋지 않다. 어차피 정해진 것이니 그런 면을 감안하고 경기에 집중해야 하지 않겠나. 장시간 이동이 선수들에게 썩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알 아흘리는 데얀의 친정팀이기도 하다. 이에 최 감독은 "데얀은 우리 팀 공격의 중심이다. 데얀이 오래전에 몸 담았던 팀이긴 하지만 알려준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또 하대성의 부상 정도와 경기 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하대성의 출전여부는 어제 훈련을 통해 살펴본 결과 몸 상태가 썩 나빠보이지는 않았다. 최종적으로 오늘 컨디션을 체크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대팀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알 아흘리에 대한 점수를 매길 수 있을 만큼의 위치는 아닌 것 같다. 상대 감독으로서 그래서는 안된다"는 최 감독은 "알 아흘리가 지난해 결승까지 갔고 올해도 우승의 열망이 강한 팀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점수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예의를 지켰다.
2년전 AFC 챔피언스리그 4강 문턱에서 탈락했던 최 감독은 "2년전 ACL 큰 대회에 원정을 와서 좋은 팀을 상대로 중동의 모래바람, 사막의 힘에 겁을 먹었던 것 같다. 전력적으로 나았음에도 패한 원인이었다"면서 "지도자 인생에서 상당히 큰 경험이 된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당시와는 선수구성도 많이 달라졌고, 7연승을 하고 왔다. 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지고 있다. 어떻게 저 정신력을 컨트롤 해야 하나 걱정할 정도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경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하나가 돼서 우리의 플레이를 끌어낼 수 있느냐가 내일 경기에 임하는 우리의 각오"라고 강조했다.
또 "실점할 수도 있고 선취점 할 수도 있지만 우리의 축구를, 이 먼 중동에서 선수들이 하고 싶어하는 경기를 선보이고 싶다. 1차전 90분에 전략적으로 대비할 것도 있지만 홈에서 90분이 남아있다. 마지막 홈에서 웃을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선수구성에 대해서는 "화려한 공격축구의 뒤에는 김주영 김진규 김치우 같은 수비수들의 활약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수트라이커들의 활약 덕분에 지금까지 이기는 경기를 해왔다. 수비적으로 가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견고한 수비를 우선하는 것은 맞다"면서 "급한 것은 홈에서 1차전을 치르는 상대지 우리가 아니다. 우린 급할 것이 없다. 상대의 초반득점률이 좋은데 초반을 잘 막아내고 나면 우리 팀 특유의 끈기와 근성으로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그를 치르다 원정경기를 왔기 때문에 100%컨디션으로 경기를 하지는 못할 수도 있다"는 김주영은 "하지만 ACL은 우리의 큰 목표고, 팀 전체가 한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시차나 경기장과의 거리 등에 개의치 않고 잘 준비한다면 내일 1차전을 잘 치르고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감독님께서도 선수들과 소통하는 것을 강조하고 우리도 감독님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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