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예체능' 이만기·이지훈, 괜한 에이스가 아니다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8.21 07: 43

괜히 에이스가 아니었다. 이만기와 이지훈이 지난 20일 방송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체육인 출신다운 활약을 펼치며 브라운관에 진한 땀 냄새를 풍겼다. 
이날 ‘예체능’에서는 부산 두구동 팀과 배드민턴 최종 경기가 열린 가운데, 패배했지만 그 속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친 이만기의 노장 투혼이 눈길을 끌었다. 만 50세의 이만기는 이날 배드민턴 라켓을 쥐고 경기장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팀 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직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이만기는 몸을 날려 셔틀콕을 받아내 네트를 넘기고 스매싱과 드롭공격을 펼치는 등 기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왕성한 실력을 발휘했다. 26세 연하의 이지훈과 짝을 이뤘지만 흘리는 땀방울이나 거친 호흡의 세기에 있어 차이는 없었다.

정신력에 있어서도 백전노장 전 씨름스타는 한 수 위였다. 이날 이만기·이지훈 팀은 초반 실수로 인해 상대팀에게 뒤진 채 경기를 펼쳤지만, 점차 점수차를 좁히기 시작했고 동점 상황까지 한 번에 밀어붙이는 돌파력을 보였다. 좇기는 두구동 팀 선수들의 마음이 조급해진 가운데 이 상황에서 흥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한 채 단박에 역전승까지 이룬 건 이지훈을 앞에 두고 든든하게 뒤를 받친 이만기의 정신력 싸움의 결과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태릉선수촌에서는 이만기의 짝꿍 이지훈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는 이날 ‘예체능’팀이 국가대표선수들의 실제 훈련을 똑같이 받는 과정에 앞장서며 굵은 땀방울 흘리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하키 팀 선수들이 대운동장을 쉼 없이 11바퀴 도는 구보 훈련에 동참하고, 200m 트랙을 전속력으로 달리며 이를 열 차례 반복하는 젖산내성훈련에도 나서는 등 체육인 출신다운 강인한 체력과 열정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빛난 건 이지훈의 스포츠에 대한 애정과 이를 대하는 겸손한 태도, 그리고 존경심이었다. 중학교 시절 축구선수로 활동하다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한 그는 땀의 의미와 값어치를 알기에 이 같은 움직임에 나서는 데 거침이 없었고, “선수들 보다 잘 한다”는 칭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함께 뛰어주어 감사하다”는 그의 말은 스포츠에 대한 애정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예체능’이 이날 태릉선수촌을 찾은 이유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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