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이다.
KBS월화드라마 ‘굿닥터’(극본 박재범, 연출 기민수)에서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계약직 레지던트 1년차 시온(주원)이 처한 상황은 회가 갈수록 첩첩산중이다.
자폐증으로 레지던트 과정을 밟는 것 자체부터 많은 반대에 시달렸던 그는 가까스로 소아외과 전공의 과정에 합류했지만, 편견과 반신반의 하는 시선, 그리고 병원 내 정치에까지 휘말리며 이마저도 장담치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급기야는 지난 20일 방송에서 학대당해 짐승처럼 길러진 늑대소녀 환자의 주치의가 됐다가 병원에서 내쫓길 위기까지 맞았다.

고 과장의 스파이이자 레지던트 선배인 일규(윤박)에 의해 격리가 필요한 늑대소녀를 병실 바깥으로 탈출하게 한 잘못이 시온에게 씌워졌고, 이 과정에서 소아병동 아이들이 다치며 일파만파 커졌다. 여기에 시온이 늑대소녀를 제압하려는 경비직원들과 물리적 충돌까지 빚으며 시온이 병원 밖으로 내쳐질 환경이 조성됐다.
펠로우 윤서(문채원)에 의해 병원 내 질서를 익히고 진욱(김영광)으로부터 의국 내 색안경에 의한 폭력을 간신히 배려 받고 있지만, 병원 내 힘 가진 자들의 밀어내기를 버티기에 시온은 역부족으로 보인다.
일련의 드라마는 선하고 약한 인물을 주인공 캐릭터로 설정하여 극이 전개될수록 그의 성장을 조명하는 가운데, 이 계열에 속하는 드라마인 ‘굿닥터’는 최고의 엘리트 집단 속에 지적장애인 자폐증을 앓는 인물을 심어 주인공과 세계 사이의 간극을 최대치로 만들었다. 간극이 넓을수록 인물이 헤쳐 나가야 할 고난의 강도는 세지고 가시밭길이 담보되는 가운데 약자 중에 약자인 자폐증 설정 인물이 이 같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그 과정은 시청자들이 ‘굿닥터’를 보는 이유가 된다.
이때 중요한 건 그러한 인물을 둘러싼 주변인들로 ‘굿닥터’에서는 윤서와 진욱, 그리고 병원장 우석(천호진) 등이 그 대표적 캐릭터다. 이러한 가운데 19일 방송부터 시온의 어머니 경주(윤유선)가 등장한 것 역시 주인공의 성장을 도울 역할로 기능할 가능성이 농후해 주목된다.
여기에 도한(주상욱)이 동생을 잃은 과거 상처가 드러나며 같은 입장에 처한 시온을 이해할 기반을 마련했기에 버럭 소리 지르는 모습에서 시온을 성장시킬 주요 인물로 변화할 것이 예감된다. 또한 시온을 딸꾹질하게 만드는 윤서와의 핑크빛 로맨스는 사고뭉치 자폐 청년의 의사로의 성장기에 방점을 찍을 유력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sunha@osen.co.kr
KBS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