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박지성(32, 아인트호벤)이 클래스를 증명했다.
PSV 아인트호벤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C 밀란과 플레이오프 1차전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미한 부상으로 지난 18일 에레디비지에 고 어헤드 이글스와 3라운드에 결장했던 박지성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붉은 유니폼이 어울렸던 것일까. 측면 공격수로 나선 박지성의 움직임은 활발했다. 박지성과 함께 활약을 펼친 필립 코쿠 감독은 그의 활용을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경기서 드러나게 될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오른쪽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박지성은 중앙으로 자리를 옮겨서도 안정적이었다.
박지성은 그동안 보여줬던 수비적인 움직임 보다는 자신이 아인트호벤에서 맡았던 공격적 역할을 선보였다. 오른쪽과 중앙을 오가면서 최전방에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했다. 박지성은 전반 중반 이후 중원까지 내려와 패스플레이를 주도했다.
물론 박지성이 공격적인 움직임만 선보인 것은 아니다.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면서 AC 밀란의 역습을 막아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후반서 터진 아인트호벤의 동점골도 박지성의 발 끝에서 시작됐다. 박지성이 중앙에서 짧게 내준 볼을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를 AC 밀란 골키퍼 크리스티앙 아비아티가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자 팀 마타브즈가 가볍게 차 넣었다.
박지성은 후반 24분 교체됐다. 사실상 1년간 거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박지성의 상황을 잘 알고 있던 코쿠 감독이 컨디션 점검을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인트호벤은 박지성이 나온 뒤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공수에 걸쳐 폭넓은 활동량을 선보인 박지성을 대체할만한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에서 부진했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박지성의 솔선수범한 모습을 통해 아인트호벤 선수들도 많은 활동량을 선보였다. 박지성의 클래스가 완벽하게 증명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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