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여신’, 꺼진 불 살아나나? 도자기 빚기가 만든 활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8.21 11: 25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가 주인공 문근영이 당하기만 하는 지지부진한 전개에서 벗어나 사기장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예술혼을 본격적으로 담으면서 흥미를 끌어올렸다.
‘불의 여신 정이’는 지난 20일 방송된 16회에서 유정(문근영 분)이 투박하지만 꼭 필요한 자기를 만들어 이강천(전광렬 분)의 아들 이육도(박건형 분)의 자기를 제치고 경연에서 승리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유정은 강천의 방해로 인해 공들였던 자기가 파손된 상황. 그는 나이가 든 대신들을 위해 미끄럽지 않은 자기를 만들었고, 이는 선조(정보석 분) 앞에서 긴장한 탓에 손을 떠는 대신들의 선택을 받는 이유가 됐다. 결국 유정은 분원에 남게 됐고, 육도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그동안 ‘불의 여신 정이’는 조선 최초의 여성 사기장인 유정의 예술혼과 사랑을 담겠다는 기획의도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유정이 분원에 들어가고 버티는 과정에서 광해(이상윤 분)와 김태도(김범 분)의 도움을 받거나 주변 인물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동으로 답답함을 안겼다. 더욱이 강천의 계략에 휩싸였다가 극복하는 과정이 지루하게 전개되며 정작 도자기에 예술혼을 담는 유정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유정이 광해와 태도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과정은 설렘 가득했지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이야기인 유정이 성공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너무도 허술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16회에서 유정이 스스로의 능력으로 육도를 꺾고, 육도와의 전면전이 예상되면서 쫄깃한 전개가 완성됐다.
이 드라마가 주인공이 고난을 뚫고 성공하는 사극의 진부한 이야기를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고 해도 그 기본적인 이야기조차도 지금까지 제대로 그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유정의 능력보다는 마치 신데렐라처럼 주변의 조력자들이 툭툭 튀어나와 해결하는 전개는 드라마의 몰입도를 방해하는 이유였다. 덕분에 이 드라마는 시청률이 7%까지 떨어지고, 동시간대 지상파 드라마 꼴찌의 굴욕을 안기도 했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내공이 아깝다는 말이 나왔던 것이 사실. 그런 점에서 유정의 예술혼이 각성하기 시작한 16회는 꺼져갔던 ‘불의 여신 정이’를 다시 활활 불타오르게 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jmpy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