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우완 송승준(33)은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3승을 수확했는데 그가 솎아낸 8개의 삼진은 올 시즌 최다 기록이었다. 김시진 감독 역시 경기 후 "구위와 제구 모두 올 시즌 최고"였다고 극찬을 했다.
20일 경기에서 조금 특이한 장면이 있었다. 송승준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투구수는 105개, 스태미너가 뛰어난 송승준이기에 1~2타자 정도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한화는 송승준이 다시 나오자 엄태용 대신 대타 이학준을 냈고, 그러자 롯데 더그아웃이 다시 움직여 송승준을 빼고 이명우를 넣었다.
21일 대전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송승준을 8회 곧바로 교체한 이유를 밝혔다. 김 감독은 "만약 송승준에게 1이닝을 맡길 생각이었으면 상대가 좌타자를 냈다고 해서 바꾸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원래 계획은 딱 한 타자만 상대하게 하려고 했다. 점수 차가 있었으면 모를까 한 점을 지켜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에 굳이 송승준을 고집하지 않고 좌투수를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 교체는 실패였다. 이명우는 이학준에 볼넷을 내준 뒤 고동진에 희생번트까지 허용, 1사 2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정대현에게 넘겼다. 스코어는 1-0, 한 방이면 경기가 뒤집힐 위기였는데 정대현이 8회와 9회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원포인트로 낸 투수가 볼넷을 주면) 엄청 답답하다. 결과적으로 실점을 안 했기 때문에 넘어갔지 만약 동점이라도 허용했으면 말이 나왔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좌우놀이를 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해명을 했다. 김 감독은 "아무리 좌투수가 나와도 손아섭을 빼는 걸 봤나. 그렇지만 좌투수를 상대할 때 성적이 많이 떨어지는 선수가 분명히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바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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