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먼, 홈런이 문제였나 '김태균에 홈런'이 문제였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8.21 21: 53

롯데 자이언츠 좌완 쉐인 유먼(34)의 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 기록이 중단됐다. 홈런 한 방이 도화선이 되어 유먼의 평정심을 무너뜨렸다.
유먼은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4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등판 전까지 10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오던 유먼의 행진은 한화에 의해 가로막혔다.
유먼의 피칭은 5회까지 완벽했다. 2회 1사 후 최진행에 2루타, 이양기에 중전안타를 맞고 1,3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정현석-이대수를 연속 삼진처리하고 무실점으로 넘겼다. 3회에는 1사 후 고동진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지만 이학준과 송광민을 범타 처리했다. 1회와 4회, 5회에는 모두 3자범퇴로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롯데 타선도 일찌감치 힘을 내 3회까지 6득점, 유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렇지만 6회 유먼은 갑자기 흔들렸다. 첫 타자 고동진에게 볼넷을 내줬는데 유먼의 이날 경기 첫 볼넷 허용이었다. 대타 임익준을 삼진, 송광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김태균에게 좌중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유먼은 김태균에 홈런을 맞고 팀 더그아웃을 향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심판에게 항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결국 김태균의 홈런은 그대로 인정됐다. 이 홈런 한 방에 유먼은 급격히 흔들렸다. 2사 후 최진행-이양기-송주호에 연속으로 볼넷을 허용, 만루를 채워주더니 결국 이대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뛰어난 제구력과 완급조절을 자랑하는 유먼은 결코 볼넷을 많이 허용하는 투수가 아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42⅔이닝에서 59개의 볼넷을 허용, 9이닝 당 3.7개의 볼넷을 내주고 있다. 김태균에 홈런을 맞았던 당시에도 투구수는 70개를 조금 넘었을 뿐이었다. 결국 유먼의 연속볼넷은 홈런포 한 방에 흔들리면서 나온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올 시즌 유먼의 피홈런은 13개, 홈런 하나에 급격하게 흔들릴 투수가 아니다. 게다가 홈런을 맞았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팀이 4점을 앞선 상황, 아웃카운트 하나면 이닝이 끝날 상황에서 유먼은 지나치게 흔들렸다.
사실 유먼과 김태균은 악연이 있다. 지난 6월 인종차별 발언으로 두 선수의 사이는 냉기류가 돌았었다. 김태균이 구단을 통해 사과를 하고 유먼이 이를 받아들이며 사건은 일단락 됐지만 부산지역 외국인을 상대로 발행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유먼은 김태균에 홈런을 허용한 뒤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기도 했다.
사건 후 유먼은 김태균에게 벌써 홈런 2개를 맞았다. 이날 유먼은 시즌 13승을 거두며 다승 단독선두를 질주했지만, 에이스답지 않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줘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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