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불펜 위기의 순간, 이명우(31)가 든든하게 2이닝을 틀어막으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롯데는 21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경기에서 6-4로 승리를 거두고 최근 4연승, 한화전 7연승을 이어갔다. 에이스 유먼이 5⅔이닝만을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이 나머지 3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특히 이명우의 역투가 돋보였다. 사실 이날 경기에서 롯데는 가용 불펜의 폭이 좁았다. 김승회가 어깨에 가벼운 통증을 호소, 경기조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지는 않았지만 우완 필승조 없이 경기를 벌여야 했다. 이번주 선발 등판이 없는 김사율도 불펜으로 나설 수 있지만 선발로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그를 불펜으로 투입하는 것도 모험이다.

롯데는 6-0으로 앞서가 낙승을 거두는 듯했지만 6회 갑자기 유먼이 흔들리며 2사 후 불펜이 가동됐다. 2사 1,2루에서 정대현이 올라왔지만 볼넷 하나만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좌타자 고동진을 상대로 롯데 벤치의 선택은 이명우였다. 이명우는 고동진을 상대로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가면서 유리하게 볼카운트 싸움을 끌고갔고, 루킹 삼진으로 위기를 넘겼다.
이 장면이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경기 후 김시진 감독도 "6회 이명우가 잘 끊어준 것이 승리 요인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명우는 당시 상황에 대해 "한 타자만 막자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7회에도, 그리고 8회에도 이명우는 마운드에 올랐다. 7회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김태균-최진행 우타자 둘을 돌려세운 이명우는 8회에도 등판, 볼넷을 내준 가운데 2사 2루에서 마운드를 마무리 김성배에게 넘겼다. 2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불펜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롯데에 단비와도 같은 활약이었다.
이명우는 "길게 던질 줄 몰랐는데 중간에 밸런스도 잘 맞고 컨디션도 좋았다. 코치님이 길게 가자고 해서 2이닝을 던졌다"고 말했다. 최근 원포인트 릴리프로 주로 출전해 컨디션을 잡을 기회가 없었던 이명우가 다시 안정적인 모습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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