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군' 소지섭과 공효진이 종잡을 수 없는 패턴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홀리고 있다. 정작 스스로는 그러한 행동들이 상대방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는 것을 모른 채 말이다.
21일 방송된 SBS 수목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는 사혼식 이야기가 그려졌다. 주중원(소지섭 분)은 자신의 사업 파트너 왕회장의 환심을 사기 위해 태공실(공효진 분)을 이용했고 이후 그를 구하기 위해 왕회장과 맞서는 모습을 보여 공실을 기쁘게 했다.
중원은 공실에 툭하면 "꺼져"라고 말하며 세상 어디에도 없는 까칠한 남자 행세를 하고 있다. 하지만 중원은 공실의 비밀과 그의 두려움, 간절함을 오롯이 이해하고 있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남자로 공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공실도 자신의 방공호가 돼주는 중원 앞에서 매력적인 미소로 굳게 닫힌 중원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공실은 중원의 몸을 만지면 귀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에게 안기려 애를 쓰며 그를 향한 애교를 본의 아니게 대방출 중이다.
특히 이날 중원이 공실에 마음을 연 순간에는 강우(서인국 분) 때문에 안된다고 해맑게 말하는 공실이 중원의 질투심을 활활 타오르게 하며 독설까지 이끌어내지만, 손을 잡을 수 있는 허락권으로 인해 그의 손을 덥석 잡고 볼에 문지르는 과감한 행동이 가능한 유일한 여자로서 중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중원과 공실의 연애 감정이 전혀 실리지 않은 이러한 행동들은 이들의 특이한 운명과 엮여 의도치 않은 밀당을 수없이 진행하게 한다. 학창시절의 첫사랑 이후 마음을 굳게 닫아건 중원과 귀신에 쫓기느라 연애는 꿈도 꿔보지 못한 연애 바보들이 선보이고 있는 밀당 스킬은 허술해 보이면서도 상대방의 허를 깊게 찔러 여운을 남기는 날카로운 고급 기술로, 소지섭과 공효진이라는 옷을 통해 더욱 매력적으로 포장돼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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