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군의 태양’의 소지섭을 보면 볼수록 KBS 2TV ‘개그콘서트’의 유행어인 ‘요물’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극 중 분명 연애의 고수가 아닌 것 같은데 은근히 여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며 설레게 한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진혁) 5회분에서는 중원(소지섭 분)이 사업 파트너 왕회장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공실(공효진 분)을 이용하다가도 공실을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폭풍질투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소지섭이 연기하는 주중원은 거대한 복합쇼핑몰 킹덤의 인색하고 야박하며 계산적인 사장이다. 사업과 돈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의 감정과 추억은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고,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준 사람에게 거침없이 악담을 퍼붓는다.

그런 성격이 어디가랴. 공실이 귀신을 볼 수 있고 자신과 스킨십을 하면 귀신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중원은 공실에게 몸을 만지려면 돈을 달라고 뻔뻔하게 요구한다. 그러나 때로는 공실의 두려움을 단 번에 날려버리는 따뜻한 남자다.
쇼핑몰 킹덤 근처에서 큰 사고가 나서 사망자가 많다는 뉴스를 접하고 공실이 귀신을 보고 두려워할 것을 걱정한 중원은 공실을 찾아가 품에 안으며 보호, 처음으로 약속했던 방공호 역할을 다하며 또 한 번 공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공실은 위기의 순간에 자신의 구한 중원에게 떨어지지 못하며 불안해하자 중원은 공실의 손을 덥석 잡더니 저벅저벅 걸어가서 사고 현장에서 벗어났다. 평소 공실만 보면 “꺼져”라고 외치던 중원이 귀신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을 공실을 무심하게 챙기는 모습은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이뿐 아니라 중원은 공실을 킹덤에 정식으로 채용하며 “넌 내가 없으면 무섭지만 난 네가 없으면 아쉬운 정도?”라고 자신의 마음을 오롯이 다 보여주지 않는 나쁜남자의 면모를 드러냈다.
중원의 ‘요물’ 매력은 계속됐다. 이날 손자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왕회장이 공실을 초대, 공실이 죽은 손자를 볼까 두려워하자 중원은 죽은 손자에게 왕회장의 사업계획을 알아 오라고 했다. 하지만 공실이 귀신 때문에 무서워하자 갑자기 두 팔을 벌리더니 공실만을 위한 ‘방공호 포옹’을 무료로 해주겠다고 살살 구슬렸고 공실은 중원의 밀당에 정신을 못 차렸다.
조건부 스킨십으로 공효진의 마음을 들었다놨다할 뿐만 아니라 나쁜남자와 착한남자를 왔다 갔다 하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하고 여기에 완벽한 비주얼까지 더해 여심을 홀리는 ‘요물’ 같은 소지섭. 앞으로 또 얼마나 공실과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애끓게 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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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주군의 태양’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