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주연 손현주 보다 문정희 분량이 많다?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8.22 09: 32

‘숨바꼭질’(감독 허정)은 배우 손현주가 첫 주연을 맡아 관객이 믿음을 갖고 극장을 찾게 하는 영화다. 드라마 ‘첫사랑’을 비롯해 ‘장미빛 인생’, ‘추적자-the chaser’, 최근작 ‘황금의 제국’까지 믿고 보는 배우 손현주가 극을 끌고 가는 주요 인물이라는 점은 ‘숨바꼭질’이 관객을 향해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신뢰의 카드다.
영화는 성공한 사업가 성수(손현주)가 형의 실종소식을 듣고 이를 찾아 나섰다가 악연을 맺게 되는 과정을 그린 가운데, 배우 전미선과 문정희가 각각 성수의 아내 민지 캐릭터와 딸과 단둘이 살아가는 여인 주희 캐릭터로 분해 탄탄한 연기력으로 ‘숨바꼭질’을 떠받친다.
극중 문정희가 연기한 주희 캐릭터는 성수의 형이 살던 허름한 아파트 주민 중 한 사람으로, 남편은 외국에 있고 딸 평화와 단둘이 살아간다. 여느 엄마들이 그렇듯 자식 교육에 관심이 많아 성수가 집을 방문했을 당시 호주로의 어학연수에 관심을 보이고, 아이를 안전하게 키우기 위해 동네 치안에 걱정이 많은 인물로 설정된 게 주희의 모습이다. 주희는 그렇게 형을 찾으러 아파트를 찾은 성수와 짧은 만남을 가진 뒤 영화에서 사라진다. 

앞서 문정희는 영화 개봉 전 OSEN과 만난 자리에서 “영화에서 웬만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대역 없이 촬영했다”며 온 몸에 새겨진 영광의 흔적들에 대해 말하곤 했다. 대역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관객이 받아들이기에 주희 캐릭터의 간극이 너무 크면 안 될 것 같아 얼굴이 굳이 등장하지 않는 신에서도 직접 연기하기를 자처했다. 평범한 주부가 무슨 액션을 펼칠까 싶기도 하지만 문정희는 발톱이 세 개나 빠지고 멍은 푸른 색도 아닌 새카만 색을 띌 정도로 뛰고 굴렀단다. 그는 더불어 “안 나오고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전 영화에 계속 나오고 있었다”며 회심의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107분 동안 영화에 몰입하다 극장을 빠져나온 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문정희가 한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주연 손현주에 비해 분량이 결코 작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문정희의 분량이 손현주 보다 더 클지도 모른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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