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이 생고생하는 예능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험난한 정글을 휘젓고 다니는 SBS ‘정글의 법칙’을 필두로 다이빙 도전을 하는 MBC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 군복무 체험을 하는 ‘일밤-진짜 사나이’ 등 몸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프로그램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심지어 대놓고 운동을 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은 생활체육인들과의 한판 대결을 통해 감동적인 스포츠정신에서 재미를 뽑아낸다. 골골거리거나 몸이 성치 않아 보이는 연예인들은 예능프로그램에서 명함도 못 내밀게 됐다.
예능에서 생고생을 하다 보니 연예인들은 어느새 운동선수로 변모돼 있다. 웃기는 일보다 땀을 흘리는 일들이 많고, 체력적인 한계를 경험하기도 하며 부상 위험을 피하기 위해 진땀을 흘린다. 이쯤 되니 예능프로그램은 어느새 부상 병동이 됐다.

‘정글의 법칙’은 정준이 고산병으로 중도하차했으며, 김병만과 노우진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벌써 수개월째 다이빙에 도전 중인 ‘스플래시’ 출연진은 그야말로 부상을 달고 살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기자간담회는 강인, 조은숙, 아이비 등이 자신 혹은 동료 출연진의 부상을 안타까워하는 이야기가 줄곧 이어졌다.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운동선수 못지않은 훈련을 받거나 극한의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스타들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생고생을 하는 리얼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스타들의 도전 정신을 통해 웃음과 감동의 두 마리를 잡겠다는 기획의도 이면에 가학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
몸을 이리저리 굴리는 이 같은 예능프로그램은 필연적으로 체력을 넘어서는 극한의 도전을 하게 되는 스타들의 도전 정신이 아름답게 비쳐진다. 동시에 웃고 즐기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스타들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결국, 스타들의 생고생기가 가학적으로 느껴지느냐, 아니면 숭고한 도전정신으로 받아들여지느냐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제작진의 현명한 줄타기에 달려있다.
‘스플래시’ 신정수 PD는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프로그램이 가학적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극도의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대중이 우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스타의 도전 정신보다는 가학적인 구성이 눈에 띌까봐 걱정했고,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노력했다”면서 “우리 프로그램을 보면 다이빙을 하고 싶고 도전 정신이 생기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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