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하는 것은 메이저급이다".
한화 김응룡(72) 감독은 요즘 성적 부진으로 웃을 날 많지 않다. 그래도 웃게 만드는 이가 있으니 바로 2년차 포수 엄태용(19)이다.
엄태용은 지난 21일 대전 롯데전에 선발 출장했으나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2회 1사 2·3루에서 원바운드공을 빠뜨린 뒤 홈 커버를 들어온 투수 데니 바티스타에게 악송구를 범하며 실점을 내줬다. 3회에는 중견수 고동진의 빗나간 송구를 따라가지 못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22일 대전 KIA전에서도 한화 선발 포수는 변함없이 엄태용이었다. 김응룡감독은 "오늘도 엄태용이다. 엄태용이가 잘 하지 않는가"라며 "어제는 바티스타와 호흡이 잘 맞지 않아 그랬다. 계속 나가면 잘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때 마침 엄태용이 덕아웃 앞을 지나갔다. 김응룡 감독은 "어제 네 플레이 보고 쇼했다는 사람들이 있다"며 한마디했다. 그러자 엄태용은 "괜찮습니다. 오늘 잘 하면 됩니다"라고 답했다. 김 감독도 "말하는 것 보면 메이저급"이라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김 감독은 "포수는 성격이 능글능글해야 실력이 빨리 는다"며 실수에도 기죽지 않은 엄태용의 씩씩함에 흐뭇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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