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적으로 만난 석현준 "반가움 앞섰지만 경기는 경기"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8.22 19: 59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아흘리 선수단 틈으로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올 여름 중동행을 선택하며 알 아흘리에 새롭게 둥지를 튼 석현준(22)은 상기된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에서 사우디 취재진을 만나고 있었다. 귀에 익은 우리말이 들리자 고개를 획 돌리며 이내 표정이 밝아졌다.
석현준에게 FC 서울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새 팀으로 옮긴 뒤 처음으로 90분을 모두 뛴 경기였다. 사우디 프로축구리그가 오는 23일(현지시간) 새 시즌을 시작하는 가운데 서울전은 알 아흘리의 시즌 첫 공식경기였다. 석현준은 “그동안 프리시즌 3경기에 나섰는데 풀타임을 뛴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석현준은 이날 4-2-3-1형태를 내세운 알 아흘리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다.
서울전은 선발 출전과 더불어 한국의 ‘형’들과 만날 수 있는 경기라 기대가 컸다. “ACL에서 K리그 팀과 경기를 하게 된 것은 색다른 경험이라 기대를 많이 했다. 무엇보다도 (차)두리 형, (김)주영이 형 등 아는 얼굴들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움이 앞섰다”며 기뻐했다. 최전방 공격수이다 보니 경기중에는 중앙수비수인 김주영과 몸싸움이 잦았던 그는 “반가운 것은 반가운 것이고 경기는 경기”라고 말했지만 형들과 인사를 나누며 반가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반가운 마음이 컸던 만큼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남았다. 석현준은 “의욕이 넘치다보니 전반에 너무 많이 뛰어서 체력소모가 컸다. 중요한 순간에 힘을 내지 못했는데 후반들어 체력을 아껴가며 조금씩 플레이가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아쉬움이 남은 만큼 앞으로의 활약에 의욕도 생겼다. “사우디에서는 ‘용병’인 만큼 내게 거는 기대치가 크다. 이제 시즌이 시작이니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음달 한국에서 2차전을 치르는데 국내 팬들에게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웃었다.
한편 서울은 22일(한국시간) 새벽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킹 압둘아지즈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알 아흘리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서 1-1로 아쉽게 비겼다. 원정에서 골을 넣은 서울은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4강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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