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위기서 구한 정근우의 ‘더 캐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22 21: 39

말 그대로 1점 이상의 가치가 있는 호수비였다. 수비 하나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놓은 또 하나의 경기로 남게 됐다. 이번에는 정근우(31, SK)의 수비가 SK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SK는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6-1로 이겼다. 선발 백인식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적시에 터진 홈런 세 방이 팀을 승리로 견인했다. SK는 0-1로 뒤진 2회 이재원의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3회에는 최정이 결승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리드를 잡았다. 3-1로 앞선 7회에는 정상호가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하지만 정상호가 홈런을 치기 바로 직전. SK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결정적인 장면이 있었다. 바로 정근우의 호수비였다. SK는 7회 불펜진을 가동했다. 두 번째 투수 윤길현이 손주인에게 안타를 맞아 선두타자를 내보냈고 상황은 1사 2루로 이어졌다. 세 번째 투수 진해수는 박용택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으나 이병규(7번)와의 어려운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2사 1,2루. 큰 것 한 방이면 경기가 뒤집어질 수도 있었다. 깊숙한 타구 하나도 동점이었다. 진해수와 이진영의 승부에는 진땀이 흘렀다. 그리고 5구째 이진영의 타구는 1,2루간을 가르는 듯 했다. 우전안타성 타구였다.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은 2루 주자가 들어올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정근우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전력질주해 타구를 외야 잔디 근처서 잡아낸 정근우는 빙글 돌며 정확하게 1루로 송구했다. 박정권도 이를 잘 잡아내 이진영이 1루에서 아웃됐다. 실점을 막는, 포구도 송구도 거의 완벽한 수비였다. 정근우는 아웃이 확인된 직후 두 팔을 번쩍 들어 환호했다. 반대로 이진영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만약 이 타구가 안타가 됐다면 쫓기는 쪽은 SK였다. LG는 중심타순으로 연결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박정배의 투입시점이 빨라질 수 있었는데 위기 상황에서 올라온다는 것은 부담이었다. 하지만 정근우의 수비 하나는 모든 것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SK는 주장의 호수비 이후 3점을 추가하며 여유 있게 승리를 거뒀다. SK의 진면모가 오래간만에 드러났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