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욕심 부리기보다 기다려줘야 한다”.
한화 이글스 왼손 투수 유창식(21)이 3연속 선발승을 수확했다. 유창식은 지난 2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2탈삼진 2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4승째를 따냈다. 유창식은 지난 11일 넥센전 선발승을 따낸 이후 3경기 연속 안정된 투구를 펼쳤다.
점차 자신의 진가를 뽐내고 있다. 광주제일고 출신으로 2010년 독수리 유니폼을 입은 유창식은 역대 두 번째 고액인 계약금 7억을 받으며 주목 받았다. 하지만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는데는 3년가량의 시간이 흘렀다. 고교 시절 에이스였던 만큼 많은 투구를 했던 부분이 유창식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유창식은 광주일고 에이스 시절 청소년 대표팀으로도 활약했다. 고교 3학년 때는 국제대회 포함 총 7개 대회 22경기에서 108⅓이닝을 던졌다. 결국 어깨에 염증이 생겼고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하고 재활로 시즌을 시작했다. 데뷔 첫 해 1승 3패 평균자책점 6.69로 부진했다. 하지만 유창식은 2년간에 걸친 부진을 털고 올 시즌 기량을 회복 중이다.
지난 17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김경문 NC 감독은 NC 오른손 투수 윤형배에 대해 “빨리 (윤)형배한테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 오히려 기다려주고 하는 것이 형배가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윤형배의 올 시즌 활용 방안에 대한 답이었다.
고교특급 윤형배는 지난달 11일 퓨처스리그 경기 도중 왼쪽 손목 위쪽에 골절상을 입고 재활 중이다. 윤형배는 올해 당시 계약금 6억을 받은 특급 신인. 지난해 북일고 3학년 시절 17경기에서 8승 1패 평균자책점 0.89를 기록했다. 김경문 감독은 부상으로 재활 중인 윤형배의 1군 등판을 서두르기보다 기다리는 게 선수를 위해서도 좋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유창식의 얘기가 나왔다. 유창식은 지난 17일 LG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2경기 연속 선발승을 따낸 뒤였다. 김경문 감독은 “유창식도 시간을 기다려 주니까 지금 좋은 모습 보이고 있다”고 했다. 김경문 감독은 “(윤)형배가 기대도 되지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본다. 고등학교 때 잘했던 선수들은 그만큼 많이 던졌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하며 ‘기다림의 중요성’을 말하기도 했다.
이른바 ‘고교특급’으로 불리는 선수들은 역설적으로 고등학교 시절 가장 많은 공을 던진 투수일 가능성이 높다. 어린 시절 무리한 투구는 프로에 와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만큼 프로에 와서 기다림과 노력의 과정이 필다. 고교특급 선수들이 프로에 와서 기량을 펼치는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기다림과 준비 끝에 꽃은 피기 마련이다. 한화의 희망 유창식의 날갯짓도 이제 막 시작됐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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