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받던 '불금'이 예능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YG 비장의 카드인 서바이벌 오디션 '윈'이 23일 금요일 저녁 10시부터 엠넷과 tvN 연속 방송을 시작하면서 싸움에 불이 붙었다.
그동안 금요일 심야 시간은 시청률 유입이 매우 낮은 시간대로 분류됐다. 때문에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채워져왔던 것이 사실. 하지만 최근들어 이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 케이블 채널에서 점화된 불금 선점 전략은 지상파로 번지는 양상을 띄고 있다.
시장 점유율에서 밀리던 케이블 채널에서는 지상파와 어긋나게 동종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월화드라마는 오후 11시(지상파 오후 10시)에,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은 오후 8시(지상파 오후 5시)에 각각 편성하는 형식이다. 마찬가지로 지상파가 금요일 심야 예능 프로그램에 상대적으로 힘이 덜 주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주요 오디션 프로그램을 이 시간 대에 포진시켰다.

이 같은 편성 전략이 최근 시청패턴과 맞아 떨어지면서 주말 내내 케이블 채널이 심야 예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덕분에 '꽃보다 할배'의 경우, 지상파 프로그램과의 대결에서도 승리를 거뒀을 정도. 이에 지상파에서도 맞불을 놓으며 '불금 전략'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케이블 채널은 오는 9월을 기점으로 금요 심야블록 편성을 더욱 강화할 방침. 오는 23일부터 YG 엔터테인먼트의 새 보이그룹을 선발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엠넷 '후즈 넥스트; 윈'을 오후 10시에 편성했다. '꽃보다 할배'에서 '윈'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이어 오후 11시부터는 엠넷에서 방송되는 국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5'가 전파를 탄다. 광고 시간을 제외하고는 채널이 돌아갈 틈을 주지 않고 몰아치는 분위기다.
지상파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MBC에서는 오후 9시 30분에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를, 오후 11시 10분부터는 '나 혼자 산다'를 편성했다. SBS에서는 '정글의 법칙'과 '슈퍼매치'를 10시부터 이어서 방송한다.
따라서 불금의 성적표가 주말 심야 시간대 시청률까지 좌우하는 만큼, 지상파 대 케이블, 케이블 대 지상파의 불금 예능 전쟁은 당분간 치열하게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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