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편의 장수프로그램이 떠나갔다. 그래도 시청자들은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어서 나름의 유종의 미를 거둔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이하 무릎팍도사)였다.
1년을 쉬다 돌아 온 '무릎팍도사'는 1인 토크쇼의 한계에 부딪힌 채 낮은 시청률을 면치 못하다 지난 22일 결국 종영했다. 지난 2007년 1월 3일 배우 최민수를 시작으로 2013년 8월 22일 배우 김자옥까지 200여명의 스타들이 출연시킨 6년 장수 프로그램의 마지막이었기에 보는 이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이날 강호동과 출연자, 그리고 시청자들은 서로를 힐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날 마지막 게스트였던 배우 김자옥은 "'무릎팍도사'가 영원할 줄 알았냐. 더 큰 시작을 위한 마지막이다”라며 강호동을 토닥였다. "강호동은 역시 강호동이다 싶다. 저 눈빛이 1초도 다른 데를 안간다. 진행하면서 1초도 빠짐없이 게스트만 본다. 전국민이 좋아했던 '무릎팍도사’의 마지막에 나올 수 있어 감사하다"라고도 밝혔다.
강호동 역시 "제작진과 MC를 대표해서 시청자 여러분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다. 건방진도사 올밴 광희, 이수근, 장동혁 다 수고 많았다. ‘무릎팍’은 인생과 삶을 배울 수 있는 학교였다. 많은 분들이 어려운 걸음 해주셔서 자신의 감동스럽고 소중한 얘기 해줬다. 그 이야기를 통해 함께 울고 웃던 시청자들에게도 감사하다.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눈물 대신 웃음으로 시청자들에게 작별을 고했고, 시청자들은 '좋은 마음'으로 강호동의 마지막을 추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무릎팍도사'의 마지막 모습은 유재석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이었던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이하 놀러와)를 생각했을 때를 생각하면 일면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8년 간 지속되며 MBC 간판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던 '놀러와' 폐지는 올해 초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래도 8년 장수프로그램이고, 진행자가 유재석인데 종영 인사 자체도 없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녹화를 따로 진행한 것이 아닌, 통보 형식으로 종영이 된 것이 그 이유였다.

아직까지도 유재석이 '2012 MBC방송연예대상'에서 PD상을 수상하며 '놀러와'에 대해 언급한 것은 감동의 수상 소감으로 회자되고 있다. 당시 유재석은 "'놀러와'가 얼마 전까지 진행됐는데, 김원희 씨가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다"라며 "우리가 시청자들에게 아쉽게 인사드리지 못했는데 오늘 비록 나 혼자이긴 하지만 나온 김에 ‘놀러와’를 함께 만들었던 제작진과 모든 분들을 대표해 진심으로 ‘놀러와’를 사랑해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유재석은 또 "그 동안 수고했고 8년동안 함께 해서 감사하다"라며 '놀러와'를 하며 가족같이 함께 지냈던 출연자들과 제작진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를 보고 있던 김나영은 그 자리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다.
적어도 '무릎팍도사'의 마지막이 시청자들에게 쓸쓸하지 않았던 것은 다행인 일이다. 김자옥의 말처럼 강호동에게는 더 큰 시작을 위한 마지막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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