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장수 토크쇼 ‘황금어장-무릎팍도사’가 지난 22일 6년 7개월여의 안방 나들이를 마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한때 톱스타들이 제 발로 찾아오고 시청률 20%를 넘나들던 이 토크쇼는 올해 초부터 낮은 시청률로 고전했다.
‘무릎팍도사’는 신개념 콩트 토크쇼라는 특색을 가지고 있었다. 점집을 배경으로 스타들의 고민을 들어준다는 구성은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방송되면서 언제나 새로운 그림을 원하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고, 게스트 섭외에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폐지되고 말았다.
이 프로그램의 폐지는 현재 지상파 3사 토크쇼가 겪고 있는 시청률 침체를 단번에 보여주는 사례다. SBS ‘힐링캠프’와 ‘화신’,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 ‘세바퀴’, KBS 2TV ‘해피투게더’ 등 스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토크쇼는 하나 같이 예전만 하지 못한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그나마 토요일 오후 11시대 방송되는 ‘세바퀴’가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무릎팍도사’ 폐지 전에는 여행과 토크쇼의 결합으로 신선한 재미를 줬던 SBS ‘땡큐’가 안방극장에 고별인사를 했다. SBS는 예능 콘텐츠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종영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 낮은 시청률이 큰 원인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때문에 더 이상 시청자들이 스타들의 사생활에 집중하는 토크쇼에 관심이 없다는 ‘토크쇼 위기론’이 방송가를 뒤덮고 있다. 현재 토크쇼를 연출하고 있는 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PD는 “지상파 3사 내부적으로 이제는 토크쇼가 시청률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의식이 생긴 것 같다”면서 “새로운 토크쇼를 만들지 않을뿐더러 기존에 있는 토크쇼도 계속 변화를 시도한 후 변화가 통하지 않으면 과감하게 없애는 추세여서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여기에 종합편성채널들이 상대적으로 제작하기 쉬운 토크쇼에 집중하면서 토크쇼의 범람이 가치를 떨어뜨렸다. 종합편성채널이 자극적인 소재와 다수의 게스트들을 활용해 지상파 토크쇼와 경쟁에 나서면서 안방극장의 토크쇼에 대한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 패션과 마찬가지로 예능 프로그램 역시 흐름이 있다. 한때 토크쇼가 일명 '잘 먹혔던' 시대가 있었지만, 현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가 된 모양새다.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