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계에서 자존심을 건 디스전은 종종 있었지만 이토록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오전 이센스가 전 소속사인 아메바 컬쳐와 다이나믹 듀오를 공개 디스하는 곡을 발표한데 이어 스윙스가 다수의 래퍼들을 비난하는 곡을 추가로 발표, 힙합계 디스전의 판이 커졌다. 이에 해당 디스전이 대체 왜, 어디서부터 일어나게 됐는지 짚어봤다.
◆ 이센스 디스곡, 대체 왜?

이센스는 지난 2009년 다이나믹 듀오가 대표로 있는 아메바 컬쳐에서 사이먼 디와 함께 슈프림팀으로 데뷔했다. 이들은 이후 곡 '그땐 그땐 그땐', '왜', '땡땡땡' 등 많은 히트곡을 냈지만 2011년 이센스의 대마초 흡연으로 활동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센스는 2011년 11월 "1년 동안 주변 지인으로부터 입수한 대마초를 흡입했다"고 시인,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사회봉사 160시간 및 약물치료 강의 수강 40시간, 213만 여원의 추징금을 선고와 1년 2개월의 징역과 2년의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후 사실상 슈프림팀은 제대로 된 활동을 진행할 수 없었다. 소속사 아메바 컬처는 지난 7월 22일 이센스의 전속 계약 해지를 알리며 "슈프림팀은 언더 힙합신에서 사이먼디와 이센스가 프로젝트성으로 결성한 팀이다. 본래대로 솔로로서 각자의 길을 걷게된 것일 뿐 '해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센스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솔로로 활동할 것"이라며 계약 해지를 인정했다. 같은 팀이었던 사이먼디도 "그게 (이)센스가 행복해지는 유일한 길이었고 그 선택을 존중합니다. 팀만 못하게 됐을 뿐이지 10년 동안의 관계가 변한건 절대 아니에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 이센스 계약 해지 그 후, 10억은 대체 뭐?
이날 이센스가 발표한 곡에는 '10억을 달라고? 아메바 컬처'라는 글을 적혀 있으며, 스윙스의 디스곡에도 '10억 짜리 노예 계약 거부한 게 탓? 쌈디 XX놈아 제이통 뺏을 때 알아봤다. 이 개 X같은 말라깽이'라는 가사가 있다. 10억이라는 돈도 궁금증의 대상.
이에 아메바컬처 측 관계자는 이날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10억은 이센스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일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상황이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가사에 따르면 소속사가 10억원을 요구한 셈인데, 소속사가 슈프림팀 활동에 지장을 받은 것과 관련한 손해금일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으나 정확한 상황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 이현도가 언급한 켄드릭 라마는 누구?
이센스와 스윙스의 디스곡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힙합 가수 켄드릭 라마의 이름도 언급되고 있다. 이현도와 박재범 역시 이날 SNS를 통해 "켄드릭 라마가 지핀 불이 한국에도 번졌다"고 밝혀 더욱 궁금증을 모았다.
켄드릭 라마는 지난 15일 '컨트롤(Control)'이라는 노래로 미국 힙합계의 일부 래퍼들을 디스한 인물이다. 그의 디스곡이 공개되자 해당 곡을 접한 현지 힙합 가수들은 너도 나도 서로를 향한 디스곡을 발표하며 맞대응 했다.
이같은 미국 래퍼들간의 디스전은 현지뿐 아니라 국내에도 큰 자극을 줬다. 이센스의 디스곡에 앞서 스윙스는 최근 테이크원, 어글리덕, 야수 등과 자존심을 건 디스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에 이날 이센스가 다이나믹 듀오의 실명을 거론한 곡을 발표, 래퍼들의 디스전 판을 더욱 키운 것. 이날 발표된 스윙스의 추가 디스곡 역시 기존에 해오던 디스곡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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