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 '이치로 와도 자리 없다'고 한 까닭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8.23 17: 49

"우리 외야에 좋은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이치로 스즈키(40,뉴욕 양키스)의 미일통산 4000안타 기록이 한국에서도 화제다. 현역시절 이치로와 같은 좌타자였던 LG 김기태(44) 감독은 23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이치로가 기록한 4000안타는 정말 대단한 기록"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치로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R.A. 디키를 상대로 좌전안타를 기록, 1992년 데뷔 이후 22년만에 4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1278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2722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이제 목표는 피트 로즈(4256개)와 타이 콥(4191개)이 기록한 안타에 도전한다. 비록 메이저리그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최고 수준의 프로리그에서 4000안타를 넘긴다는 것 자체가 이치로의 꾸준함을 입증하는 일이다.

김 감독도 이치로의 기록 행진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이제 이치로가 피트 로즈 기록에 도전할 것 같다. 나이는 들었어도 팀을 옮겨 다닌다면 달성할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서 갈 팀을 찾지 못하면 LG에서 받아주는 건 어떤가'라는 농담이 취재진에서 나왔다. 그러자 김 감독은 웃으며 "이치로가 와도 자리가 없다"고 되받았다. 
물론 김 감독의 농담이다. 이치로가 한국에 입단을 타진할 가능성 자체가 낮다. 그렇지만 김 감독의 말은 현재 LG 외야수들에 대한 만족감, 그리고 믿음을 잘 보여준다. 김 감독은 "우리 외야에 칠 선수가 얼마나 많냐. 이진영도 있는데 굳이 이치로까지 필요 없다"고 했다. 또한 '이치로의 송구가 좋지 않냐'는 물음에도 "우리 2군(이천) 외야에 공 씽씽 던지는 선수들이 많다"고도 덧붙였다.
현재 LG는 김 감독의 '형님 리더십'이 선수단을 하나로 묶어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 이치로에 대한 질문이지만, LG 선수들이 더 낫다고 말한 김 감독의 말 한 마디도 선수들에게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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