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11년 만에 포수 마스크 썼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8.23 21: 58

최형우(삼성 외야수)가 모처럼 포수 마스크를 썼다. 2002년 10월 19일 광주 KIA전 이후 처음.
최형우는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3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이지영과 교체 투입된 진갑용이 8회 수비 도중 무릎 부상을 입었다. 삼성 1군 엔트리에 포수는 2명 뿐. '보험용 포수' 최형우가 포수 장비를 착용한 뒤 조현근과 캐치볼을 하며 몸을 풀었다. 최형우는 140km대 후반의 직구도 거뜬히 받아냈다.
최형우는 잘 알려진 대로 포수 출신. 2002년 삼성에 입단할 때 우투좌타 포수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송구에 약점을 드러냈다. 어깨는 강하지만 정확성이 부족했다. 삼성 벤치는 최형우의 방망이를 살리기 위해 포지션 전향을 시도했다.

최형우는 타격에 비해 수비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2005년 구단에서 방출된 뒤 경찰청 창단 멤버로 입단했다. 경찰청 입단은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포수 미트를 버리고 외야수로 변신해 수비 부담을 줄인 최형우는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경찰청 중심 타자로 자리 매김했다.
삼성 재입단의 기회를 잡은 그는 2008년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를 이끌며 신인왕 타이틀을 획득하는 등 해마다 한 걸음씩 나아갔다. 최형우는 전훈 캠프 때 포수 훈련도 소화했다. 이른바 보험용 포수의 의미다.
류중일 감독은 "포수를 제외한 팀내 타자 가운데 투구의 공을 받을 수 있는 타자는 최형우와 박석민밖에 없다"며 "포수 자원을 모두 교체했을 때 최형우 또는 박석민이 포수로 나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언제든 포수로 나설 준비가 돼 있다"던 최형우는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내며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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