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코도 왔다…韓힙합 디스전, 다음은 누구냐?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3.08.24 07: 44

힙합그룹 다이나믹듀오의 개코가 후배 래퍼 이센스의 신랄한 디스곡에 드디어 "'컨트롤' 비트 다운 받았다"고 입을 열면서, 대한민국 힙합디스전에 본격적인 참전 의사를 드러냈다.
겁없이 달려든 후배 이센스의 디스곡에 자극을 받은 개코의 참전 예고는, 인디 힙합신에서 치고 받던 디스전의 판이 한층 더 키워진 모양새다. 힙합 음악팬들은 벌써부터 '다음 참전 선수는 누구냐?'며 타이거JK, 윤미래, 리쌍, 데프콘 등의 실력파 래퍼 이름을 나열하며 거론하기 시작했다.
이뿐이랴. 스윙스의 디스곡에 수 회 등장했던 '쇼미더머니2' 참가자 매드클라운, 제이켠을 비롯해 디스곡에 이름이 거론된 제이통, 그리고 해당 크루와 레이블과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수많은 래퍼들, 그리고 스윙스에게 심각한 직격타를 맞은 쌈디의 반응도 수시로 살피는 중이다.

어쨌든 이번 한국 힙합 디스전의 선제구는 확실히 스윙스였다. 물 건너 미국땅에서 '컨트롤(control)'을 공개해 선후배·동료 래퍼들을 과감하게 디스한 켄트릭 라마(Kendrick Lamar)가 미국 힙합계를 래퍼들의 격전지로 만든 것처럼, 스윙스는 지난 21일 '킹 스윙스(King Swings)'라는 곡을 발표해 국내 힙합크루인 두메인과 벅와일즈를 비꼬았다.
크루 벅와일즈를 이끄는 제이통은 '스윙스형에게 갖고 있던 마지막 존중이 오늘 소멸'이라는 글로써 불쾌감을 드러냈고, 다음날인 22일 두 크루에 모두 속해있는 래퍼 어글리덕과 테이크원은 켄트릭 라마의 '컨트롤'을 비틀어 응용한 'ctrl+alt+del *2', '리컨트롤(Recontrol)'을 각각 발표하며 스윙스를 맞디스했다.
이 같은 타이밍에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한 이가 바로 이센스다. 이센스는 23일 오전 '유 캔트 컨트롤 미(You Can't Control Me)'라는 곡으로 힙합계를 세차게 뒤흔들었다. 바로 자신이 얼마 전까지 몸 담았던 국내 최대 힙합 레이블인 아메바컬쳐와 거기에 속한 다이나믹듀오의 실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욕설을 뒤섞은 살벌한 디스랩을 떠안겼기 때문.
이날 오후 스윙스가 또 한 번 '황정민(King Swing Part2)'이라는 디스곡으로 어글리덕에게 재차 한 방을 먹이고, 거기에 얹어 전 슈프림팀의 멤버 쌈디에게까지 강한 돌직구 디스를 날렸다. 해당 디스곡에는 이센스를 옹호하고 쌈디와 아메바컬쳐를 비난하는 듯한 늬앙스까지 담아내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디스전의 관계도가 형성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다이나믹듀오는 새로운 앨범 뮤직비디오 촬영을 진행 중이었다. 바쁜 스케줄 때문이었는지, 별다른 심각성을 못 느꼈는지, 아메바컬쳐와 다이나믹듀오는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메이저 힙합신에 올라 충분히 실력을 인정 받고, 사업적으로도 이뤄놓은 것이 많은 만큼 타 래퍼들처럼 쉬이 힙합 디스전에 참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들도 이어졌다.
그 사이 어글리덕은 '포맷(Format)'이라는 디스곡을 또 다시 공개해 "날 쌈디 사냥개 정도로 취급하지마. 이건 나의 게임"이라며 또 한 번 스윙스에게 달려들어 디스전을 지켜보는 관객들의 흥미를 자아냈다.
하지만 결국 엠넷 '엠카운트다운 왓츠 업 LA(M COUNTDOWN What's up LA)'에 참석하기 위해 24일 오후 미국 LA행까지 예정됐던 다이나믹듀오는 이센스의 디스곡 공개 만 하루가 되지 않은 시점에서 개코의 참전 예고로 힙합 디스전을 지켜보던 많은 음악팬들의 이목을 단박에 집중시켰다.
물론 이 같은 디스전이 자칫 지나친 감정전으로 치닫는 건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앞서 스윙스의 디스곡에 래퍼 딥플로우가 응수했던 '셀프 컨트롤(Self Control)'에서 사용된 "랩게임의 규칙은 전쟁이 아닌 경쟁. 실력이 명제라면 그앞엔 태도가 전제해"라는 구절을 떠올릴 때다.
2013년 한 해 신곡이 발표될 때마다 각종 음원차트를 휩쓸며 대한민국 가요계의 주류 음악으로 떠오른 힙합 음악이 래퍼 스윙스를 필두로 핑퐁처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실시간으로 확산되며 진행 중인 이번 거대 디스전 사태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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