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의 정석(feat.스윙스)] 진짜를 찾아, 그게 힙합!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08.24 09: 17

드디어 (또는 아쉽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다.
처음부터 목표는 소박했다. 힙합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약간의 팁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힙합의 정석'의 기획의도였다. 그리하여 힙합의 정의를 시작으로, 플로우, 라임, 스웨그, 가사, 역사 등 나름대로 다양한 요소들을 아우르며 훑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요즘 가요계에서 힙합의 영향력은 막강해졌다. 발라드, 알앤비, 댄스 등 장르를 막론하고 힙합과 접목시키려는 경향이 생겨났다. 덕분에 힙합 뮤지션들의 활약은 왕성해졌지만, 우려도 있다. 힙합이 힙합이 아닌 느낌이라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지난 23일 발발한 힙합 디스전쟁은 아직 한국 힙합에도 날 것(Raw)의 감성에 열광하는 성향이 남아있음을 증명한 좋은 예가 됐다. '착하게 살던'(?) 힙합 뮤지션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됐다는 평이다. 그 중심에 선 스윙스가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는? '진짜를 찾으라'는 것이다. / 편집자 주.
임영진(이하 임); 요즘 힙합을 한다고 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스윙스(이하 스); 가요계나 음원차트를 봐도 느껴지는 부분이죠.(웃음)
임; 부작용도 있을 것 같은데요.
스; 사실, 래퍼들 본인이 (힙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는 사람이 그렇다보니 힙합이라는 장르를 듣는 사람들도 붕뜬 소리를 듣고 이해하기가 힘들죠. 겉만 따라가는 경향도 있고요.
임; 예를 들면요.
스; 명품을 사서 입고, 좋은 차를 타고 그런 것들이요. 랩이라는 건 상대방을 설득시킬 때 의미가 있는 건데 그 포인트는 놓치는 것 같아요. 그건 힙합이 아니죠.(웃음) 처음에 여러 힙합 아티스트들의 랩을 따라하면서 그들의 플로우나 라임을 배우라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 이후는 결국 내 거예요. 내 것, 나만 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기도 하죠.
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더 이상 힙합이 힙합이 아닐 때는 언제인가요.
스; 쉽게는 리듬 자체가 달라지면 완전히 다른 음악이 된다고들 해요. 저는 제가 그  동안 말했던 힙합의 요소, 플로우, 라임, 정서, 가사 등등이 패키지로 완성됐을 때, 그걸 한 사람이 표현했을 때 힙합이 됐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제는 그런 힙합이 나올 때가 됐다고도 생각하고요.
임; 랩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소양은 뭐가 있을까요.
스; 래퍼를 꿈꾸는 사람이나 또는 하고 있는 사람은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휘력이 좋아서 나쁠 게 없죠.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테니까요. 뿐만 아니라 모든 지식에 대한 기본적인 호기심이 있어야 할 거예요.
임; 스윙스가 특별히 관심갖는 분야가 있나요.
스; 저는 바디랭귀지에 관련한 책을 정말 많이 봤어요.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데요, 바디랭귀지가 하나의 과학이 됐다고 봐요. 예를 들어, 무대 위에서 관객을 볼 때 그들의 제스처를 보면서 분위기를 읽을 수도 있잖아요.
임; 관객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말로 들리는데요.
스; 그런 셈이죠.(웃음)
임;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요. 나만 보게 만드는 치명적인 방법.(웃음)
스; 군중을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은 간단해요. 자신감이죠. 그래서 래퍼들은 자신감 있어 보이는 사람이 되는 방법을 알아야 해요. 무대 위에서 서 있는 모습도 중요하죠. 고개를 푹 숙이고 움츠러들어 있으면 그 사람의 랩에 누가 귀를 기울이겠어요. 한 마디로, 자세와 생각이 무대 위에서 선순환을 이룬다고 생각해요.
임; 개인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래퍼 중엔 누가 가장 이상적인가요.
스; 가장은 모르겠고(웃음), 제 생각에는 이센스가 멋있어요. 힙합을 이해하고 있고 진정한 멋을 느끼게 하는 친구라고 생각하거든요. 언더에서 활동할 때 보고 많이 배웠어요. 2009년에 발표된 뉴올의 곡 '라이크 잇, 라이크 댓(LIKE IT, LIKE THAT)'을 들으면 이센스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을 거예요. 뭐, 언제나 잘하는 친구니까.(웃음)
임; 최근에 엠넷 '쇼미더머니2'에 출연했죠. 다들 의외라는 반응이었어요.
스; '쇼미더머니2'에서는 뭔가 더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어떤 이미지에 제가 갇히는 게 싫었거든요. 대중매체지만 케이블이었다는 점에서 제가 허용범위를 넓혀 놨었죠
임; 그래서 욕도 많이 하고(웃음) 그랬죠. 이 프로그램이 힙합신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까요.
스; 매드클라운이 랩을 잘하면서 발성도 단단하게 하면서 대중들에게 친근한 느낌을 줬어요. 래퍼가 설득력 있는 가사를 대중들 앞에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합국에서 힙합이 가능하다는 걸 '쇼미더머니2'가 보여줬던 것 같아요.
임; 그렇다면 앞으로 힙합의 미래는 어떨까요.
스; 그동안 갱스터랩이 지배적이었고, 하드코어랩, 사우스스타일 랩도 있었어요. 재즈힙합이라는 것도 있고요. 보시다시피 힙합은 모든 장르와 콜라보레이션이 가능한 장르라는 점에서 열려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에는 힙합과 일렉트로닉이 결합한 장르가 유행이죠. 이런 식으로 힙합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그건 앞으로도 유효한 부분이겠죠.
*오늘의 선곡; 스윙스 '황정민(King Swings2)'
스윙스가 유튜브를 통해 지난 23일 무료 공개한 곡. 이센스에 이어 일부 래퍼들을 저격한 수위 높은 가사를 가지고 있어 뜨거운 화제를 몰고 왔다. 19세 미만 청취불가 콘텐츠로, 욕설이 난무하는 랩이지만 완성도 측면에서는 힙합 아티스트들도 인정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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