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이태양 장가 보내기 프로젝트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24 10: 40

"10승 못하면 결혼도 없다". 
한화 김응룡(72) 감독은 얼마 전 우완 투수 이태양(22)에게 "여자친구가 있냐"고 물었다. 여자친구가 있다는 이태양의 대답에 김 감독은 "빨리 결혼하라"고 한마디했다. 운동선수는 빨리 결혼해서 안정된 생활에 내조받는 게 훨씬 좋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한화 신인 투수 송창현도 아직 만 24세이지만 시즌 후 결혼한다. 
하지만 이태양의 돌아온 대답에 김 감독은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10승을 해야 결혼을 해준다"는 이태양 여자친구의 결혼 조건이 있었던 것이다. 김 감독은 "통산 10승이냐, 시즌 10승이냐"고 다시 물었고, 이태양은 당당하게 "시즌 10승"이라고 답했다. 김감독은 "허, 그거 참. 어느 세월에 할 수 있겠냐"고 핀잔을 줬다. 

김 감독은 이태양에게 "여자친구에게 5승 정도는 깎아달라고 부탁했냐"고 했지만, 이태양은 "아닙니다"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에 김 감독은 "네가 선발로 잘 던지면 내가 직접 여자친구한테 전화해서 '10승 못해도 그 전에 결혼하라'고 해줄게. 계속 잘 던지면 내년에 10승할 수 있을 기회를 주겠다"고 당근책을 내놓았다. 
이태양은 지난해 서산 마무리훈련 때부터 넉살 좋은 성격으로 할아버지뻘인 김 감독과 허물없이 지냈다. 스승의 날에는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김 감독도 "친구 하나 사귀었다"고 말할 정도로 이태양을 아꼈다. 하지만 단순히 성격만 좋아서만이 아니었다. 실력과 가능성도 함께 눈여겨보고 있었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한 이태양은 올해 23경기에서 승리없이 2패 평균자책점 6.60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 감독은 "이태양의 실력이 많이 늘었다. 구속도 작년보다 5km 정도 빨라졌고, 슬라이더도 좋아졌다. 올 겨울 체중 관리를 잘 하고, 러닝으로 하체 힘을 키우면 공도 더 빨라질 것이다. 내년에 분명 괜찮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태양은 김 감독의 결혼 프로젝트 이야기에 "조금 잘못 전해진 것이다. 10승을 하고 결혼을 한다는 뜻이었는데 10승 안하면 결혼을 안 해주겠다고 알려졌다"며 웃은 뒤 "올해는 1군에서 경험을 많이 쌓아간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작년보다 구속도 빨라졌고, 1군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태양은 지난 23일 대전 KIA전에 선발투수로 예고됐으나 야속한 비 때문에 경기가 우천 연기돼 소중한 선발 기회가 날아갔다. 하지만 김 감독은 "결혼시켜줘야 하니까 다음에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태양도 "숙소에서 나올 때만 하더라도 비온 뒤 갬이었는데"라며 아쉬워했지만 "다음 기회를 잘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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