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극장가를 장악했던 한국 영화 4강 구도가 무너지며 박스오피스에 변화가 생겼다.
극장가는 지난 3주 동안 영화 ‘설국열차’(감독 봉준호), ‘더 테러 라이브’(감독 김병우), ‘숨바꼭질’(감독 허정), ‘감기’(감독 김성수) 등 네 편의 한국 영화가 꽉 잡고 있던 상황. 2주 차이로 두 편씩 나란히 개봉한 네 영화는 사이좋게 박스오피스 1,2위를 차지하며 극장가로 관객들을 빨아들였다.
흥행 기록도 수차례 쏟아져 ‘설국열차’가 개봉 7일 만에 역대 최단기간 4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을 시작으로, ‘숨바꼭질’이 스릴러 장르로는 3년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빠른 속도와 관객 증가로 풍요를 누렸다. 특히 광복절인 지난 15일에는 네 편의 한국 영화에 하루 동안 약 150만 관객이 들며 네 영화 모두 활짝 웃었다.

그러나 8월 넷째 주부터 한국 영화 4강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나우 유 씨 미’가 개봉과 동시에 2위로 진입하며 ‘감기’와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를 큰 차이로 따돌렸기 때문. 정상 자리를 여전히 ‘숨바꼭질’이 차지하고 있지만 3주간 지속된 한국 영화 강세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나우 유 씨 미’는 개봉 첫날 14만 관객으로 출발한 뒤 이틀째 18만 관객을 모았다(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1위 ‘숨바꼭질’과는 약 3만여 차이를 보이며 정상 자리를 넘보는 중이다. 예매율이 24일 오전 9시 현재 32.3%로 1위를 달리고 있어 향후 전망 또한 밝다.
‘나우 유 씨 미’의 선전 외에 ‘감기’가 개봉 1주일 만에 관객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 또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영화는 같은 날 개봉한 ‘숨바꼭질’이 정상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개봉 10일이 지난 시점에도 22만이 넘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는 것과 달리 9만 명에 그치며 기세가 확실히 꺾인 모양새다. ‘감기’는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뒤 하루만에 ‘숨바꼭질’에 역전 당하기도 했다.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의 경우 개봉시점이 훌쩍 지나 하향세가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감기’의 부진은 유독 도드라진다. 100억으로 제작된 영화는 370만이 손익분기점이지만 개봉 열흘째인 23일까지 230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치고 기세 또한 수그러들어 손해가 예상된다. 오는 29일 ‘잡스’와 ‘엘리시움’ 등 할리우드발 기대작들이 뚜껑을 여는 가운데 ‘감기’가 개봉 3주차까지 관객들의 발길을 붙들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sunh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