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3일 베이징 우커송구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서 쿠바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그해 8월 28일 이사간담회에서 매년 8월 23일을 야구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팬 사은행사와 경품 제공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하고 기념일 당일 야구장에 입장하는 고객에겐 무료 또는 할인 입장 행사를 실시키로 했습니다.
올해는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기념 주간으로 정하고 각 구단의 선수단은 팬 사인회를 개최합니다.

또 선수단과 심판들은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을 염원하는 의미의 '어게인(Again) 2008, 리스타트(Restart) 2020'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새겨진 경기구를 따로 제작해 사용하고 이 캐치프레이즈가 새겨진 유니폼 패치를 부착하고 경기를 뜁니다.
‘야구의 날’은 필자가 당시 우승 이틀 후 칼럼 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통해 제안하면서 KBO에서 공감, 제정됐습니다. 당시 칼럼을 간추려 소개하고 야구의 날 5주년을 맞은 올해 야구계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야구인들이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 알아보렵니다.
위의 칼럼에서 제안한대로 KBO와 프로야구구단은 그동안 야구발전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프로구단이 8개 구단에서 이제는 10개 구단으로 늘어나 야구 선수들의 취업문이 넓어지고 팬들의 관심도를 확대해 야구사랑 인기에 큰 몫을 하게 됐습니다.
KBO 이사회는 지난 12월 11일 이사 10명이 만장일치로 10 구단 창단을 승인했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프로야구의 수준을 더욱 높여 상당수 이들이 우려했던 ‘팀 증가=질적 저하’를 불식 시키고 프로야구의 인기를 한층 확대 시키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 과제를 풀어나가려면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노력하고 구단에서 이를 위해 지원해야 합니다. 우선적으로 할 일은 40여년간 정체 상태인 중고야구 팀을 늘려 저변확대를 기해야 한다고 야구인들과 구단들은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KBO 이사회는 일차적으로 지난 6월 중.고교 팀 창단과 기존팀 지원을 위해 '베이스볼 투모로우(Baseball Tomorrow)펀드'를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일부 구단은 10구단 반대 이유로 고교야구팀이 53개팀에 불과해 선수수급에 문제가 있다면서 구체적인 목표 액수를 적시하지 않았지만 향후 5년간 최소 100억을 넘기는 기금을 조성해 새로운 중고팀을 창단 시키기로 했습니다.
이사회는 향후 10년간 고등학교팀 20개, 중학교 30개팀 창단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고교팀의 1년간 운영비가 2억원 가량 든다. 운동장 조성 비용을 포함하면 초기 비용은 2억6,000만원 정도 된다"고 예상했습니다.
중.고교팀 50개 운영을 위해선 100억원 이상이 들어간다는 계산이므로 실제는 수백억원 이상은 모아야 제대로 된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이사회는 펀드조성 방안으로 스포츠토토 수익금과 KBO 마케팅 자회사인 KBOP수익금의 일부, 야구발전기금, 포스트시즌 수익금의 일부를 활용한다고 대략적인 합의를 하고 구체적인 협의는 추후에 하기로 했습니다.
스포츠토토 수익금 지난해 기준 46억원 가량 되는데 구단별로 6억원 가량 가져갔습니다. KBOP의 지난해 매출은 중계권료, 스폰서료 등을 포함해 340억원을 넘어 경비를 제외하고 구단에 돌아간 돈은 280~290억원 가량입니다.
포스트시즌 매출은 80억원 정도 돼 이렇게 나온 전체 액수의 10분의 1을 기금으로 조성한다면 한해 기금조성액은 50여억원이 됩니다. 5년을 모으면 250억, 10년이면 500억 이상이 모입니다.
문제는 이제까지 아마추어 야구지원엔 인색해 고작 연간 2억원 내외였던 프로구단들이 자기들이 가지고 갈 배당금을 연간 5억원 이상씩 내놓을 지 미지수입니다.

먼저 이사회에서 의결한 초등학교 팀은 매년 1천만원씩 3년간 3천만원, 중학교 팀은 지도자 인건비를 포함하여 매년 5천만원씩 3년간 최대 1억 5천만원을 지원하기로 해 1차적으로 지난 해 10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앞서 고등학교와 중학교 야구부 창단팀에 대한 지원금 전달 행사가 거행됐습니다.
경기도 시흥시 소래고등학교(교장 홍원표)와 경기도 양평군 단월중학교(교장 박민재)가 창단키로 해 KBO로부터 각각 3년간 총 4억원, 3년간 총 1억5천만원을 지원받게 됐습니다. 소래고등학교의 창단으로 대한야구협회 등록 고등학교 야구팀의 수는 53개에서 54개로 늘어나게 되며, 고등학교 야구팀이 창단되는 것은 지난 2008년 울산공고 이후 4년만입니다. 또 단월중학교의 창단으로 중학교 야구팀수도 89개에서 90개로 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여건상 중고야구 팀을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습니다. 학교에서 야구팀 창단을 싫어하고 운동장 확보가 쉽지 않으며 감독, 코치 등 지도자 등에게 지급해야 할 봉급 마련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로 구단에서 경비를 대주겠다고 발벗고 나서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어려운 일을 맡고 나선 프로 구단에게 혜택을 주어야 배당금에서 손해를 보고 새로운 일거리가 늘어나 골치 아프게 된 프로 구단이 나설 것입니다. 1년에 중고 팀을 하나 이상 창단하는데 공을 들인 구단에게 신인 지명 드래프트와 2차 드래프트 때 다른 구단에 비해 우선권이나 많은 선수를 확보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면 어떨까 합니다.
또 중고 팀 창단을 지원한 구단에게 외국인 선수를 현재의 팀당 2명에서 한명 이상 늘리는 방안,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때 인원 수와 보상금에서 혜택을 주는 파격적인 방안도 강구해볼 만합니다.
그런데 초중고 야구팀 창단은 실제 제대로 진척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앞장서서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할 프로야구 구단에서 아직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류현진을 지난 해 12월 LA 다저스 구단에 넘기면서 얻은 구단 이적료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 중 22%의 세금(약 5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230억원을 유소년 야구 육성과 인프라 구축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화는 충청도 지역의 초ㆍ중ㆍ고교 야구부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할 계획을 세운 것입니다. 그러나 충청 지역에서 창단하는 초중고팀은 아직 없어 아쉽습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