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2위 도약, 또 닥공!...제주 3-0 완파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8.24 20: 51

전북 현대가 '닥공(닥치고 공격)'의 진수를 선보이며 제주 유나이티드를 물리치고 2위로 올라섰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2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4라운드 제주와 원정경기서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8경기 연속 무패(6승 2무)로 13승 5무 6패(승점 44)를 기록한 전북은 울산 현대(승점 42)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선두 포항 스틸러스(승점 46)와 승점 차는 불과 2점이다.
또한 전북은 제주와 좋은 추억을 이어갔다. 최근 제주와 8경기를 모두 무패(5승 3무)로 이어갔고, 제주 원정에서도 3연승을 기록했다. 반면 제주(승점 33)는 최근 홈 7경기서 4무 3패를 기록하며 홈에서의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함과 동시에 8위 자리를 성남(승점 34)에 빼앗겼다.

전북은 제주를 맞아 최근 사용하지 않던 원톱 포메이션을 꺼냈다. 최전방에 케빈을 배치한 전북은 2선에서 레오나르도와 이승기, 서상민, 박희도가 지원하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정혁을 기용했다. 수비라인에는 이재명, 윌킨슨, 김기희, 전광환으로 구성됐고, 최은성이 골문을 책임졌다.
제주와 중원 싸움을 겨냥한 포메이션이었다. 그러나 전북의 의도처럼 경기는 흘러가지 않았다. 전반 15분까지 제주는 73%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전북이 좀처럼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전반 5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송진형이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의 점유율 유지는 문전에서의 결정력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제주는 몇 차례의 좋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슈팅으로 이어가지 못하는 등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반면 전북은 열세였던 분위기를 선제골로 뒤집어 놓았다.
첫 골은 지난 전남전서 선제골을 터트렸던 이승기의 발에서 나왔다. 이승기는 전반 26분 페널티 지점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선제골을 넣었다. 이재명이 올린 크로스를 케빈이 헤딩으로 떨어트려 놓은 것을 레오나르도가 이승기에게 연결해 골을 만들었다.
골을 넣은 전북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전히 점유율에서는 제주가 크게 앞섰지만, 문전에서 만들어 내는 슈팅 횟수에서는 전북이 앞서기 시작한 것. 추가골이 나오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불과 6분 뒤 중원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레오나르도가 올려줬고, 가까운 포스트로 쇄도하던 윌킨슨이 헤딩으로 연결해 골을 넣었다.
순식간에 두 골을 허용한 제주는 설상가상 홍정호의 부상까지 나왔다. 경기 도중 오른쪽 정강이를 다친 홍정호는 전반 37분 더 이상 뛰지 못하고 이용과 교체됐다. 부상과 연속 실점으로 분위기를 내준 제주는 하프타임에 안종훈을 빼고 서동현을 투입하며 더욱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전북도 선수 교체로 '닥공(닥치고 공격)'을 강화했다. 이미 두 골이나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 9분 박희도를 빼고 이동국을 넣어 4-4-2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또한 후반 13분에는 레오나르도 대신 티아고를 투입해 공격진에 스피드를 더했다.
후반전에도 경기의 주도권은 제주가 갖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주도권은 중원에서만 유효했다. 전북의 문전에서는 슈팅 기회를 좀처럼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스피드를 더한 전북의 공격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전북은 후반 25분 티아고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와 이동국-서상민-티아고-이동국으로 이어지는 연계 플레이로 관중의 박수를 자아냈다.
지속적으로 문전까지 이어지는 공격을 펼친 전북은 후반 26분 추가골을 넣었다. 이재명이 올린 크로스를 반대쪽으로 쇄도하던 케빈이 잡은 뒤 터닝으로 수비수를 제친 후 슈팅으로 연결해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추가 실점을 한 제주는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제주는 후반 32분 강수일 대신 페드로를 넣어 공격진의 변화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와 달리 전북은 세 골이나 앞선 만큼 여유가 있었다. 후반 36분에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정혁을 제외하고 김상식을 넣어 수비의 안정을 꾀했다.
전북과 제주는 남은 시간 동안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하지만 이미 승부의 균형이 전북쪽으로 크게 기운 만큼 이렇다 할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양 팀은 그대로 경기를 마쳐 전북의 3-0 승리로 마무리됐다.
■ 24일 전적
제주 유나이티드 0 (0-2 0-1) 3 전북 현대
▲ 제주월드컵경기장
△ 득점 = 전26 이승기 전32 윌킨슨 후26 케빈(이상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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