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단장, “시민구단 전환 불가피...해체는 막아야”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8.24 21: 57

프로축구 성남이 시민구단 전환이 불가피하다.
성남 일화는 24일 오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4라운드에서 울산 현대를 3-1로 완파했다. 사실 승패가 중요한 상황이 아니다. 구단의 존폐자체가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최근 성남은 안산으로 연고지 이전설이 돌았다. 모기업 일화가 더 이상 축구단에 지원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시민구단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구단은 성남시와 접촉했지만 축구단을 맡을 수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

박규남(76) 성남축구단 단장은 24일 경기가 끝난 후 직접 기자들과 만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이 구단이 어떤 형태로든 지속적으로 계승을 해야 되는 것은 틀림없다. 그런데 방법이 시민구단으로 연결시킬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며 시민구단 전환이 불가피함을 호소했다.
지난 23일은 일화의 문선명 총재가 서거한 지 일주년이 된 날이다. 박 단장은 “총재님이 축구를 시작한지 20년이다. 축구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그 분이 세상을 떠나면서 사정이 많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구단 측은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더라도 우선 성남에 남는 것을 고려중이다. 하지만 성남시의 자세가 적극적이지 않다. 박 단장은 “성남에 탄탄한 기반이 잡혀 있다. 팬들도 애정이 있다. 그래서 성남시에서 시민구단으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게 안됐다. 왜 안 되는지는 우리도 모른다. 하지만 성남시에 서운함은 없다”고 밝혔다.
시민구단 전환마저 좌절된다면 K리그 최다우승팀은 해체의 수순을 밟게 된다. 구단 측은 연고지를 이전하는 한이 있어도 그것만은 막아야한다는 생각이다. 박규남 단장은 “성남이란 이름만 좀 살았으면 좋겠다. 그것도 안 되면 (연고지를 옮겨) 해체만은 막았으면 좋겠다. 기자분들이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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