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24, 볼프스부르크)과 박주호(26, 마인츠)가 올 시즌 첫 코리언 유럽파 맞대결서 독일로 날아 온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구자철과 박주호는 5일(한국시간) 새벽 독일 코파체 아레나서 끝난 2013-2014시즌 분데스리가 3라운드 경기서 나란히 선발 출장했다.
좌측 풀백 박주호는 개막전부터 3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앞선 경기서 풀타임을 소화했던 구자철은 이날 파트너 루이스 구스타보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68분간 활약한 뒤 후반 23분 교체 아웃됐다. 1차 저지선 임무를 맡은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 디에구를 보좌하며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구자철은 전반 15분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손에 걸렸다. 전반 중반에는 특유의 돌아서기 동작으로 프리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예열을 마친 구자철은 후반 들어 더욱 날카로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상대편에게 경고를 얻어낸 구자철은 후반 1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몸을 던져 구석으로 날아가는 헤딩 슛으로 연결했다. 상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히긴 했지만 골과 다름 없는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박주호는 전반 초반 상대 우측면 공격수인 비에이리냐의 스피드에 고전했다. 하지만 전반 중후반부터 본연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반 36분에는 프리킥 키커로 나서 문전으로 크로스를 배달하기도 했다.
박주호는 후반 들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후반 중반에는 특유의 오버래핑으로 선제골에 기여했다. 후반 14분 박주호의 왼발 슈팅이 수비수 몸에 맞고 코너킥으로 연결됐고, 막심 추포-모팅이 볼프스부르크의 골망을 흔들었다.
구자철과 박주호의 동기부여는 명확했다. 홍명보 A대표팀 신임 감독이 이들을 보기 위해 독일로 날아왔다. 앞서 손흥민이 소속된 레버쿠젠과 슈투트가르트의 경기를 관전한 홍 감독은 이날 구자철과 박주호를 보기 위해 코파체 아레나를 찾았다.
둘은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6, 7, 8차전서 중용을 받지 못했다. 구자철은 부상 등의 이유로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고, 박주호는 김치우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며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둘은 이날 무난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홍心을 사로잡았다. 홍 감독은 앞서 9월에 있을 두 번의 A매치(6일 아이티, 10일 크로아티아)에 유럽파를 집중 점검할 뜻을 내비쳤다. 구자철과 박주호는 이변이 없는 한 홍명보호 승선이 유력한 상황.
한편 이날 경기는 수적 우세를 점한 마인츠가 2-0으로 승리하며 개막 후 3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후반 15분 막심 추포-모팅의 선제골과 후반 32분 니콜라이 뮐러의 추가골을 묶어 승리를 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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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구자철(위) / 박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