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마운드 위의 새 '복덩이'들로 웃음짓고 있다.
넥센은 얼마 전까지 토종 선발진들로 인해 한숨쉬던 팀 중 하나였다. 시즌 처음부터 선발진을 채운 김영민(26)과 김병현(34), 강윤구(23)는 전반기 로테이션을 꼬박꼬박 채우며 선전했으나 후반기 들어 뚝 떨어진 구위와 성적으로 팀의 속을 태웠다.
문우람(21)과 안태영(28), 그리고 김지수(27) 등 2군에서 올라온 야수들이 '복덩이'로 자리매김하며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나 넥센은 투수 유망주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는 것이 그들을 성장시키는 길이라고 생각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렸다. 7월 중순까지 넥센은 유일하게 선발 5명이 한 번도 로테이션을 벗어나지 않은 팀이었다.

그러나 염 감독은 시즌 중반 넘어서도 치열한 순위 싸움 속에서 이대로 선발 로테이션을 끌고 갈 수 없다는 판단 하에 7월 들어 김병현과 김영민을 차례로 2군에 내리고 강윤구를 불펜으로 돌렸다. 그 자리에는 문성현(22)과 오재영(28), 그리고 김상수(25)를 기용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문성현은 24일 목동 KIA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는 등 선발 4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발로서 22⅔이닝 동안 사사구를 5개 밖에 내주지 않은 공격적인 피칭이 팀의 볼넷 문제를 화끈하게 풀었다.
오재영은 지난 22일 목동 NC전에서 5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지난 2006년 4월 18일 잠실 두산전 이후 7년 4개월, 무려 2683일 만의 선발승을 거뒀다. 2004년 입단 첫 해 선발로 뛰며 10승9패 평균자책점 3.99 성적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던 그의 부활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리고 마지막 카드 김상수가 나선다. 김상수는 25일 목동 KIA전에 선발로 예고됐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김상수를 선발 후보 중 하나로 점찍고 2군에서부터 선발로 키웠다. 1군에 올려서는 약한 멘탈을 고려해 여유있는 상황부터 서서히 타이트한 상황에 등판시키며 적응력을 키웠다.
김상수는 7월 이후 롱릴리프로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3을 기록하며 1군에 연착륙했다. 2011년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선발로 나서는 김상수가 염 감독 및 코칭스태프의 기대대로 호투를 선보인다면 넥센은 새 선발 로테이션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된다. 김상수의 노력의 결과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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