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표에서 1회만 지우면 흠잡을 곳이 별로 없는 피칭이었다. 그러나 그 1회가 문제였다. 류현진(26, LA 다저스)이 1회 4실점의 여파를 극복하기 못하고 결국 시즌 13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1회 곰스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며 4실점한 끝에 결국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1사구 7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13승 도전서도 실패했다.
1회 출발은 최악이었다. 선두 엘스버리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으나 빅토리노와의 승부에서 사구를 허용한 것이 빌미가 됐다. 류현진이 사구를 기록한 것은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이다. 이후 페드로이아에게 2루수 옆 내야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나폴리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1실점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곰스에게 던진 90마일(144.8㎞) 직구가 몰리며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허용했다. 경기 초반 너무 큰 악재였다. 류현진은 이후 드루와 미들브룩스를 각각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1회를 마쳤지만 4실점은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1회에만 31개의 공을 던졌다.
그러나 더 이상 흔들리지는 않았다. 2회부터 안정감을 찾았다. 선두 로스를 3루수 땅볼로, 레스터를 삼진으로, 엘스버리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2회 투구수는 8개에 불과했다. 3회도 순항했다. 빅토리노를 2루수 땅볼로, 페드로이아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사 후 나폴리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중전안타를 맞긴 했지만 1회 피홈런을 안긴 곰스를 91마일(146.5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4회에는 선두 드루에게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미들브룩스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한 류현진은 로스와 레스터에 연속 삼진을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5회는 공 13개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선두 엘스버리를 중견수 뜬공으로, 빅토리노는 삼진으로, 그리고 페드로이아는 유격수 적시타로 요리했다. 5회까지 89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5회 공격에서 대타 닉 푼토로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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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