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2연속 집중타 미스터리…해답은 직구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8.25 07: 28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야구 관계자들이 투수에 대해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너클볼 등 특수한 공을 특화한 투수가 아닌 이상 아무리 좋은 변화구를 갖췄더라도 기본적인 직구의 볼 끝과 제구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결국 공략당하게 마련이라는 점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 LA 다저스)이 직구 구위 회복 실패 속 두 경기 연속 집중타로 고전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1회 곰스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며 4실점한 끝에 결국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1사구 7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13승 도전서도 실패한 류현진이다.
지난 20일 마이애미 원정(7⅓이닝 6피안타 3실점)에 이은 자신의 2연패다. 20일 경기 전체로 보면 선발로서 자기 몫을 했던 류현진이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집중타에 당했던 경기다.  2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를 내주지 않았던 류현진은 집중타에 발목을 잡혔다.

당시 상대 선발 호세 페르난데스가 3회 2사후 류현진에게서 첫 안타를 때렸다. 류현진은 이후 엘리치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한 점을 내줬다. 3B1S로 볼카운트가 몰렸고 90마일 직구를 통타당했다. 이어 2사 2루에서는 솔라노에게 던진 92마일 직구가 한 가운데 몰려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류현진은 6회도 1사후 3연속 안타를 맞고 추가 실점해 3점째 점수를 내줬다. 국내 무대에서는 물론 메이저리그 입성 후에도 좀처럼 집중타를 허용하지 않던 류현진의 낯선 투구였다.
25일 경기서도 류현진은 1회 집중타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1회 1사 후 셰인 빅토리노에게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한 류현진. 이어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2루수 왼쪽 내아안타로 출루했다. 결국 류현진은 마이크 나폴리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은 뒤 자니 곰스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을 허용하며 시즌 1회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곰스에게 허용한 스리런은 초구 직구가 공략당한 케이스이며 구위-제구 모두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다.
원래 한국 무대에서 류현진은 직구를 전력투구 하지 않고서도 제 몫을 하던 투수였다. 절친한 친구 사이인 김현수(두산)는 류현진에 대해 “안 좋을 때는 직구 구속이 좋았을 때보다 약간 떨어지기는 하는데 그래도 워낙 투구폼이 간결하고 부드러워서 타이밍 싸움만으로도 승산이 있던 투수다”라고 밝혔다. 김현수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타자들도 류현진에 대해 “타이밍과 수싸움으로도 충분히 에이스였다”라며 칭찬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다르다. 메이저리그는 힘, 한국-일본은 기술이라는 편견이 있기도 했으나 메이저리그는 시장이 더 큰 만큼 온갖 스타일의 타자들이 훨씬 더 많은 곳이다. 아무리 좋은 변화구와 수싸움 능력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직구로 타자들을 잡아내지 못한다면 더 많은 승리를 거둔다는 보장이 없다. 기본적인 직구 구위와 제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집중타로 인해 결과적인 쾌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류현진의 25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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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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