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이다.
제주 유나이티드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제주는 지난 2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4라운드 전북 현대와 홈경기서 0-3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제주는 최근 홈 7경기서 4무 3패를 기록, 8승 9무 7패(승점 33)로 리그 8위에서 9위로 한 계단 내려 앉았다. 상·하위 리그로 분리되는 스플릿까지 2라운드가 남은 지금 상위 리그의 마지노선인 7위 부산 아이파크와 승점 차는 4점이다.
제주로서는 자력으로 상위 리그행이 불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오는 28일 열리는 부산 아이파크와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 원정경기서 승리할 경우 상위 리그행에 대한 꿈을 계속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이 제주전에 이어 26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도 패배한다면, 제주가 7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존재한다.

제주에는 희망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상황이 최악이라는 점이 문제다. 가장 큰 문제는 제주가 승리 공식을 잃어 버렸다는 것이다. 최근 8경기 동안 강등권 강원과 경기(4-0 승리)를 제외하면 승리가 없다. 1승 3무 4패의 성적만이 제주에 남아 있는 것이다. 전남전과 대구전 등 객관적인 전력으로 봤을 때 이겨야 할 경기서 비기고 말았다.
홈에서도 승전보를 알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최근 홈 7경기서 4무 3패의 성적은 초라하다는 표현밖에 어울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박경훈 제주 감독은 전북전 직후 경기장을 찾은 5529명의 팬들을 향해 "많은 팬들이 와주셨는데, 중요한 일전에서 완패를 했다. 매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자신감도 없고 컨디션도 많이 떨어졌다. 박 감독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필요하다. 계속 홈에서 승리를 하지 못하면서 자신감이 사라졌다"며 "서동현은 대표팀을 다녀온 후 자신감을 잃어서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골을 많이 넣은 페드로와 마라냥도 컨디션이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부산 원정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로서는 부산전에서 반드시 승전보를 알려야 하는 상황인 만큼 여러 악조건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악조건과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일이 생겼다. 전북전에서 경고를 받은 윤빛가람과 오반석이 부산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된 것. 중원과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두 선수의 부재는 제주의 어깨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 박 감독은 "윤빛가람과 오반석의 부재는 우리에게 악재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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