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요새 이양기 때문에 이기잖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8.25 17: 11

‘농업 혁명’ 덕분에 감독도 웃는다. 김응룡 한화 이글스 감독이 불방망이로 팀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이양기(33)의 이야기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은 25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전날(24일) 6-2 역전승 경기를 돌이켜보았다. 24일 두산전서 한화는 8회까지 1-2로 끌려가다 상대 마무리 정재훈의 악송구에 편승한 뒤 상승세를 타며 9회초 대거 5득점, 6-2 역전승을 거뒀다.
이는 22일 대전 KIA전 4-3 승리에 이은 57일 만의 2연승. 시즌 시작과 함께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어 시름이 깊은 가운데 후반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김 감독의 표정도 해빙기처럼 풀어지고 있다. 전반기 팀의 극심한 연패로 인해 감독실에서 두문불출하던 김 감독은 이제 없다.

“한 번 이기면 세 번 지는 것이 익숙했는데 오랜만에 2연승이라 그런지 이상하더라”라며 웃은 김 감독은 “우리가 이겼다기보다 상대가 져줬다. 이후 적시타가 터져 나왔으나 상대 실책이 나왔으니 망정이지”라고 답했다. 특유의 농을 던졌으나 그만큼 경기 끝까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었다는 데 만족한 기색이 역력했다.
24일 선발로 나서 5⅓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분전한 신인 좌완 송창현에 대해 “좀 안정되는 것 같은데 아직도 불안한 감이 있다”라며 경기 경험을 통해 더욱 커주길 바란 김 감독. 때마침 유승안 경찰청 감독과 이용철 KBS 해설위원이 김 감독에게 인사를 왔다. 이 위원은 김 감독에게 “이양기는 이제 경기 당 안타 한 개를 쳐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라며 이양기의 활약이 대단하다는 말을 건넸다.
시즌 초반 3군까지 밀리며 선수로서 생존 위기에 놓였던 이양기는 올 시즌 23경기 3할7푼7리 1홈런 13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4일 역전승도 9회초 1사 후 이양기의 좌전 안타가 시발점이 된 뒤 최진행의 볼넷, 송광민의 번트 때 상대 마무리 정재훈의 악송구가 이어지며 역전까지 성공했다. 24일 4타수 3안타 1타점은 물론이고 최근 5경기서 3할8푼9리(18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컨택 능력을 발휘 중이다.
“요새 양기 때문에 이기잖아. 요새는 수비도 잘 하고”. 짧은 이야기였으나 그만큼 김 감독은 대타 요원으로 기대했다가 뒤늦게 제 실력을 발휘하며 팀 경기력을 높이는 이양기에게 기특하다는 애정을 표시했다. 이양기는 25일 두산전에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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