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슈팀]"공이 너무 느려서…".
아인트호벤 복귀 후 2경기 출전 만에 복귀골을 쏘아 올린 박지성(32, PSV 아인트호벤)이 이색적인 첫 골 소감을 밝혔다. 공이 너무 느리게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골감각뿐만 아니라 베테랑의 말쏨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박지성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네덜란드 오버레이설 알메로 폴만 스타디온에서 열린 2013-2014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4라운드 원정 경기서 부상으로 빠진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을 대신해 21분 동안 뛰면서 결정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중반 교체투입된 박지성(32)은 프리킥을 얻어내며 아인트호벤의 답답했던 흐름에 윤활유 역을 하는 등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패배의 먹구름이 드리운 순간 박지성이 상대에게 결정타를 먹이는 해결사로 나섰다.
0-1로 패색이 짙던 후반 41분. 박지성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잡아 2명의 수비 사이에서 침착하게 공을 소유한 뒤 오른발로 헤라클레스의 골네트를 갈랐다. 박지성의 동점골에 힘입은 아인트호벤은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박지성은 아인트호벤 일간지 아인트호벤 다흐블라트와 인터뷰서 "골을 넣기 직전 수비수와 몸싸움에 밀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주심이 반칙을 선언할지 알 수 없어 슈팅을 했다"고 밝혔다. 박지성의 노련미와 판단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특히 박지성은 이어 "슈팅한 공이 느려서 골대까지 들어가는 데 오래 걸렸다"고 농담까지 곁들였다. 골이 안될 수 있어 마음 속으로 애간장을 태웠다는 의미였다. 이어 "골 자체의 기록보다 어려운 경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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