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만 어려웠을 뿐 나머지 이닝은 순조롭게 잘 흘러가다 7회 힘이 떨어진 듯 실점 위기에 놓여 마운드를 내려왔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만약 발목을 잡았던 1회가 순조로웠다면 어땠을까.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데릭 핸킨스(30)가 2~6회 안정된 투구를 펼치며 분전했으나 시즌 2승에는 실패했다.
핸킨스는 25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로 나서 6⅓이닝 동안 6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3개) 3실점을 기록한 뒤 2-3으로 뒤진 7회초 1사 1,2루서 유희관에게 바통을 넘기고 물러났다. 유희관이 고동진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한 덕분에 핸킨스는 승계주자 실점 없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요건을 충족했다.
1회초 선두타자 고동진에게 좌익수 방면 안타를 허용한 핸킨스는 한상훈의 희생번트와 이양기의 유격수 땅볼로 4번 타자 최진행 앞 2사 3루 위기에 놓였다. 풀카운트 끝 최진행이 볼넷 출루하며 2사 1,3루가 된 순간. 핸킨스는 송광민 타석에서 폭투를 저지르며 고동진의 득점을 막지 못했고 송광민이 1타점 우중간 안타로 핸킨스를 두들겼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화는 강동우의 1타점 우익수 키를 넘는 3루타로 핸킨스에게 3실점 째를 안겼다. 악몽의 1회가 끝난 뒤 핸킨스는 안정을 찾으며 마운드를 지켜갔다. 2회말 팀이 2점을 만회하며 추격, 핸킨스가 안정적으로 버텨 나간다면 충분히 승산 있는 경기로 이어졌다.
6회까지 핸킨스는 투구수 79개로 안정적 투구를 펼친 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이대수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핸킨스는 정현석을 3구 헛스윙 삼진처리했다. 엄태용에게 좌중간 안타를 내주며 1사 1,2루 추가 실점 위기에 몰린 핸킨스는 결국 마운드를 유희관에게 넘겨야 했다. 선발 요원이었으나 휴식기 등을 감안해 잠시 원포인트 릴리프로 나선 유희관은 고동진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이끌며 핸킨스에게 퀄리티스타트 요건을 선물했다.
그러나 팀은 핸킨스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역전에 실패했다. 이닝에 비하면 그리 많은 투구수(89개)는 아니었으나 하루 일찍 선발 등판했다는 점에서 핸킨스는 좀 더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다. 1회 2사 후 폭투와 집중타가 아니었더라면 보다 깔끔한 투구 내용을 보여줄 수 있었던 터라 더욱 아쉬웠던 핸킨스의 25일 한화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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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