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 폭풍주루…우익수·투수는 왜, 커트맨은 어디에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8.25 21: 08

팽팽하던 승부를 가른 것은 삼성 김상수의 폭풍주루, 그리고 롯데 야수들의 수비 실책이었다.
롯데와 삼성은 25일 사직구장에서 시즌 11차전을 벌였다. 선두 삼성은 2위 LG에 게임 차 없이 승률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상황, 5위 롯데는 4위 넥센을 추격하기 위해 1승이 소중한 경기였다. 삼성이 롯데에 상대전적 6승 4패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두 팀은 6회까지 팽팽한 시소게임을 이어갔다.
2-2로 맞선 7회초 삼성 공격. 2사 후 김상수가 롯데 3루수 황재균의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황재균의 글러브에 맞고 굴절된 타구는 3루 파울라인쪽에 떨어졌는데 황재균은 김상수가 1루에 도착할 때까지 공을 찾지 못해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호투하고 있던 롯데 선발 옥스프링은 실책 하나에 흔들렸다. 앞선 3번의 타석에서 모두 범타 처리한 배영섭에게 우익수 오른쪽 안타를 맞았다. 파울라인 깊숙한 곳에서 타구를 잡은 손아섭은 홈으로 공을 던졌다. 이 순간 타자주자 배영섭은 2루까지 가려다 다시 1루로 귀루를 했었고 1루에 있던 김상수는 3루를 돌아 홈에 들어올까 말까 주춤하고 있었다.
꽤나 먼 거리였기에 손아섭이 홈까지 곧바로 던지기에는 무리가 있는 위치, 당연히 커트맨에게 송구를 해 중계플레이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손아섭은 아무도 없는 1루 쪽으로 송구를 했다. 그리고 그 순간 1루수와 2루수는 모두 우왕좌왕하며 2루로 뛰려는 동작을 취하던 배영섭에 시선이 쏠려 있었다.
중간에 커트가 되지 않은 손아섭의 송구는 힘없이 홈 방향으로 굴러갔다. 롯데에 행운이라면 옥스프링 정면으로 송구가 향했다는 점. 이미 3루를 돌아 홈으로 파고들던 김상수를 충분히 잡아낼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바로 3m 앞의 포수에게 가볍게 토스만 하면 아웃을 시키고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옥스프링은 여기서 글러브 안에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하고 더듬었다. 그래도 여전히 타이밍은 롯데에 유리했지만 김상수가 기지 넘치는 슬라이딩을 했다. 뒤늦은 송구를 받은 강민호는 홈 플레이트를 가로막은 채 태그를 하려 했지만 김상수는 포수를 피해 슬라이딩을 한 뒤 손을 뻗어 살짝 베이스만 만졌다. 이민호 구심의 판정은 세이프. 공식 기록은 우익수 손아섭의 실책으로 정해졌다.
결국 이 점수는 결승점이 됐다. 옥스프링은 다음 타자 정형식에게 볼넷을 내준 뒤 교체됐고, 바뀐 투수 강영식은 최형우에게 우측 펜스에 꽂히는 인정 2루타를 허용하면서 점수는 2점 차가 됐다. 삼성은 김상수의 슬라이딩 하나로 쫓아오던 LG로부터 한 발짝 더 도망갔고, 갈 길 바쁜 롯데는 수비 미스에 발목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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