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가 더비’ 하석주-황선홍, 화끈한 입씨름 대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8.25 21: 01

‘너는 기필코 잡아야겠다!’
전남 드래곤즈와 포항 스틸러스의 맞대결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두 팀은 국내제철산업을 대표하는 광양제철과 포항제철을 모기업으로 하고 있다. ‘제철가 더비’는 보이지 않는 자존심대결까지 펼쳐져 더 흥미롭다.
25일 오후 광양전용구장에서 선두 포항과 홈팀 전남이 맞붙었다. 포항은 선두를 굳히기 위해, 전남은 중위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승점 한 점이 절실했다. 양 팀의 수장은 경기 전부터 화끈한 입씨름 대결을 펼쳤다. 

경기 전 만난 황선홍 포항 감독은 “하 감독이 선전포고를 하면서 칼을 갈더라. 전남이 라이벌의식이 있어 쉽게 해본 적이 없다. 승부욕과 절실함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말은 어렵게 하지만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하석주 전남 감독은 대뜸 “황 감독이 뭐라고 하더냐?”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내가 황 감독보다 초등학교 1년 선배다. 그런데 요즘에 나랑 맞먹으려 한다”며 농담을 던졌다. 워낙 절친한 사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이어 “우리도 1위 팀을 한 번 잡아야 자신감을 찾을 것 아니겠나. 마음 같아선 내가 직접 뛰고 싶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날 빅매치에는 박세윤 전남 신임사장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했다. 박 사장은 “선수단이 너무 부담을 느낄까 염려된다”면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전남은 웨슬리의 선제골로 전반을 1-0으로 앞섰다. 이때만 해도 전남의 승리가 우세했다. 하지만 전남은 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3-2로 무너졌다. 후반 45분 신영준에게 허용한 결승골이 뼈아팠다. 승자 황선홍 감독은 환호했다. 반면 하석주 감독은 끝내 씁쓸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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