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상수(23)의 새로운 별명은 '김거포'다. 올 시즌 전까지 4년 동안 통산홈런 4개였던 김상수는 7월까지 7개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까지 내심 바라보고 있다.
올해 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데뷔 후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김상수는 목표를 묻자 "류중일 감독님 현역시절 시즌 최다홈런을 뛰어넘고 싶다"고 재치있게 답했었다. 자신의 우상인 류 감독의 수비실력을 뛰어넘겠다는 말은 다소 이르다고 생각했는지 일단 장타력에서 앞서겠다고 말한 김상수다. 참고로 류 감독의 현역시절 한 시즌 최다홈런은 8개(1993년, 1997년)였다.
그렇지만 김상수의 '류중일 감독 타이 홈런'은 한 달 넘도록 소식이 없다. 지난달 6일 두산전 이후 홈런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출루 위주의 타격을 하고 밀어치는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김상수는 "원래 홈런을 많이 치는 편이 아니지만 (두 자릿수 홈런을) 꼭 도전 해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다시 김상수의 '포부'가 도마위에 올랐다. 25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아이고 상수야, 목표는 크게 잡아야지 하필이면 내가 세운 기록을 깨려고 하냐"며 사람 좋은 파안대소를 또 날렸다. 류 감독은 "미팅 때 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상수한테 '나 말고 큰 목표를 잡아라'고 말하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자신을 우상으로 삼아 따르는 제자의 선언이 싫을리가 없는 류 감독이다. 취재진이 '사실 김상수의 목표는 감독님처럼 나중에 감독 생각이 있는 게 아닐까'라는 말을 하자 "그렇다면 이야기가 다르다"며 무릎을 쳤다.
사실 김상수는 사직구장에 좋은 기억이 있다. 올 시즌 사직구장 5경기에서 타율 4할3푼8리(16타수 7안타)5타점을 올리고 있는 김상수는 특히 홈런 2개를 기록 중이다. 5월 3일과 5일, 3연전 시리즈 가운데 2경기에서 김상수는 홈런을 터트렸고 삼성은 그 시리즈를 스윕했다.
이날 김상수는 홈런을 치지는 못했지만 센스 넘치는 주루플레이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2-2로 맞선 7회 2사 후 실책으로 출루한 김상수는 배영섭의 우전안타 때 과감하게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 결승득점을 기록했다. 강민호가 홈 플레이트를 가로막고 있었지만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피한 뒤 홈 플레이트를 손으로 가볍게 찍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김거포'는 아니었지만 '김질주'로 팀에 승리를 안긴 김상수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옥스프링이 토스를 할 것이 아니라 강민호가 직접 잡아 태그를 할 줄 알았다. 2사 후라 뛰었는데 운이 좋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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