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을 보니까 대우시절이 생각나 가슴이 아프다.”
하석주 전남 감독이 연고지 이전설이 도는 성남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모기업 일화가 경영을 포기한 성남은 다음 시즌 시민구단 전환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현 연고지 성남시가 구단 인수에 난색을 표한 상태. 이대로라면 성남은 안산에서 다시 태어나거나 아니면 해체돼 구단의 명맥이 끊길 위기다.
25일 포항전을 앞둔 하 감독은 “대우 로얄즈에서 충격을 받았던 때가 생각난다. 대우에서 8년을 뛰고 J리그에 다녀오니까 돌아올 팀이 없었다. 성남을 보니 그 시절이 생각나 가슴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부산 대우 로얄즈는 김주성, 안정환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한 90년대 최고 팀이었다. 하지만 2000년 모기업 대우의 부도로 전통이 끊어지고 말았다. 지금의 부산 아이파크가 뒤를 이었지만 예전의 영광은 온데간데 없다. K리그 최다우승팀 성남이 대우의 뒤를 따르지 말란 법이 없다.
하석주 감독은 “기업이 끌고 가는 팀은 위험하다. 지자체가 끌고 가는 팀이 바람직하다. 일본은 불황임에도 팀이 늘어나는데 기업에 의존하는 우리 상황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K리그의 현실상 기업의 지원 없이 구단운영은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지금의 시민구단들 모두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성적이나 관중동원도 시원치 않다.
하 감독은 “성남이 해체되면 다른 시민구단들도 위험하다. 라이벌도 없어진다. 축구도 야구처럼 많은 관중이 들어찰 수 있도록 축구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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