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고참 외야수 강동우(39)가 부활타를 터뜨리고 있다. 2군에서 잊혀지는 듯했던 그가 보란듯 1군에 돌아와 팀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강동우는 지난 24~25일 잠실 두산전에서 연이틀 선발출장해 7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한화의 3연승을 이끌었다. 24일 경기에서 오랜만에 선발출장한 그는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멀티히트를 날렸고, 25일 경기에서도 1회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큼지막한 1타점 3루타로 쐐기점을 만들어내 건재를 과시했다.
강동우는 지난 가을 서산 마무리훈련 때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코칭스태프 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시즌 개막 전 훈련 중 뜻하지 않은 왼쪽 발가락 부상으로 빠지며 꼬였다. 5월 중순 1군에 올라왔으나 별다른 활약없이 6월 중순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나 다시 1군에 올라왔다.

2군 퓨처스리그에서 강동우는 조카뻘되는 어린 선수들과 함께 훈련과 경기를 소화하며 1군 복귀를 기다렸다. 기약없는 기다림이었지만 강동우는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즌 막판 한화 타선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강동우 본인은 담담하다.
그는 "할 말이 없다. 정말이다. 팀이 이기는 것에 의미를 둘 뿐이지 개인적인 욕심을 부리고 싶지 않다. 못하면 또 다시 2군에 내려가야 한다"며 "1군에 올라온 것 갖고 내가 이런저런 말을 하면 결국 내 욕심 챙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잘 하고 있는 후배들이 많은 상황에서 자신이 주목받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만큼 그의 마음가짐은 비장하다. "2군에 오래 있으면서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하지만 러닝·웨이트·타격 등 모든 훈련과 경기들을 소화하며 준비했다"는 게 강동우의 말이다.
시즌 32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마땅한 목표를 세우기도 쉽지 않다. 강동우는 "다른 것 없다.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요즘 나에게 안타는 보너스일 뿐"이라며 "올해 야구를 못 했기에 할 말이 정말 없다. 그게 프로다. 인터뷰는 나중에 정말 잘 하고 있을 때 하고 싶다"고 했다.
강동우의 벼랑끝 각오가 한화 팀 전체에도 긍정적인 에너지로 퍼져나가고 있다. 마지막이란 각오, 그것이 지금 한화에 꼭 필요하다. 강동우가 한화에서 반드시 필요한 선수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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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