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패배는 있어도 핑계는 없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26 06: 32

메이저리그(MLB) 진출 이후 첫 연패를 당한 류현진(26, LA 다저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러나 핑계는 없었다. 자신이 부족했던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보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회 4실점을 한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2회부터 5회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1회였다. 다저스 팀 관계자들은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하려 애 썼으나 류현진은 1회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보완하겠다는 각오도 숨기지 않았다.
사실 여러 부분에서 핑계를 댈 수도 있는 경기였다. 면죄부도 있었다. 방송 중계 탓에 경기 시간이 낮 경기로 변경돼 상대적으로 어려운 여건이었고 최근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아주 좋지는 않았다는 점도 근사한 핑계거리였다. 1회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부분도 현지에서는 논란이 됐다. 전반적으로 류현진에 불리한 여건이었다는 지적이다. 한편 류현진을 궁지로 몰아넣은 곰스의 홈런도 류현진의 실투라기보다는 곰스가 잘 쳤다는 평가다.

하지만 류현진은 핑계를 대지 않았다. 류현진은 낮 경기와 감기에 대한 질문에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1회 심판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류현진은 “투수가 심판에 맞춰야 한다. 변명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으며 “1회 때 모든 공이 좀 몰렸던 것 같다”고 1회 부진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초반에 좀 더 코너워크에 신경을 쓰겠다”고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류현진의 이런 모습은 시즌 초반부터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부진하더라도 다른 외부적 환경을 탓하기보다는 자신의 부족이라 강조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아는 것은 발전의 근원이 된다. 성장의 좋은 밑거름이다. 류현진이 지금까지 12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다 이런 긍정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평가다.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이를 피하기보다는 맞부딪히는 성격인 류현진의 계속된 진화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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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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