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진출 후 첫 연속경기 패배를 당한 류현진(26, LA 다저스)의 얼굴 표정은 결코 어둡지 않았다. 한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좀 더 멀리 내다보는 류현진의 긍정적 사고는 남은 올 시즌, 아니 앞으로의 MLB 경력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1사구 7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5패(12승)째를 안았다. 1회 4실점이 아쉬웠다. 이로써 류현진은 지난 20일 마이애미전 패전 이후 2경기 연속 패배의 쓴맛을 봤다. MLB 진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워낙 절대적인 존재로 활약했던 류현진이다. 2경기 연속 패전의 기억은 그리 많지 않은 선수다.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법 하다. 그러나 류현진의 얼굴에는 그다지 어두운 기색이 없었다. 25일 경기에 대한 자책은 있었지만 시즌 전반을 놓고 보면 지금까지의 결과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조급함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류현진은 25일 경기 후 2경기 연속 패전에 대한 질문에 “점수를 많이 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웃어 넘겼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생각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몸은 아픈 곳이 없다. 생각했던 것보다 잘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비교적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실제 류현진은 올 시즌 12승을 기록했고 벌써 160⅔이닝을 던졌다. 승수와 이닝소화에서 모두 내셔널리그 신인 중 최고다. 평균자책점도 3.08도 준수한 편이다. 누구도 류현진의 루키 시즌이 훌륭하다는 것, 그리고 시즌 전 기대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너무 뛰어난 성적에 기대치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냉정하게 따지면 류현진은 이미 지금까지도 성공이라는 단어를 움켜쥔 것이다. 멀리 내다보는 류현진의 사고에서 여유가 느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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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