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장원삼이 3전 4기 만에 아홉수 탈출에 성공했다. 장원삼은 25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4피안타 4볼넷 5탈삼진) 호투하며 10승째를 거뒀다. 2006년 데뷔 첫 2년 연속 10승 달성. 장원삼의 2년 연속 10승 달성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다승왕 출신 장원삼은 프로 데뷔 후 홀수해 유독 약한 징크스가 있다. 그러다 보니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지긋지긋한 홀수해 징크스에서 벗어나는 게 올 시즌 첫 번째 목표.
그러나 지난달 30일 광주 KIA전서 9승 사냥에 성공한 뒤 아홉수에 시달렸다. 특히 13일 대구 LG전서 2⅔이닝 9실점(8자책)으로 무너지며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남겼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고 했다. 앞선 세 차례 등판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봤던 장원삼은 10승 고지를 밟으며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은 프로 원년부터 좌완 투수가 풍부했다. 1982년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쳤던 이선희(한화 코치)와 권영호(롯데 코치)는 나란히 15승 고지를 밟으며 사자 마운드를 이끌었다. 재일교포 출신 좌완 김일융은 3년간 91경기에 등판, 32차례 완투승을 포함해 54승 20패 3세이브(평균자책점 2.53)를 거뒀다. 특히 1985년 25승을 따내며 삼성의 통합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어 성준(SK 코치)과 김태한(삼성 코치)이 삼성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뒤 스캇 베이커, 나르시소 엘비라가 선전했다. 이 가운데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은 투수는 김일융(1984~1986년), 성준, 김태한(이상 1993~1994년), 차우찬(2010~2011년) 등 4명 뿐. 그만큼 의미있는 기록이다.
장원삼은 9승 사냥에 성공한 뒤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둬 홀수해 징크스를 깨는 게 우선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취득할 예정인 장원삼은 "홀수해 징크스만 깨면 다 죽었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으며 '홀수해에 약하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난 그는 생애 첫 FA 권리 행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지긋지긋한 아홉수를 겪었던 장원삼에게 더 이상의 부진은 없다. 홀수해 징크스에서 훌훌 벗어난 만큼 상승 무드를 탈 일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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