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편에 이어
그렇게 나 대표의 야심찬 기획은 시간 위에 표류하는 듯 했다. 그래도 놓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가 갈수록 또 업계의 지각변동을 바라보며 이미 자리를 잡은 기성 배우들을 관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신인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역량을 검증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은 또렷해져만 갔다.
"그러던 중 지난해 초였나. '4G 시대가 열린다'는 신문 기사를 접했다. 무릎을 탁 쳤다. 모든 사람들이 말하자면 한 손에 윈도우를 들고 다니는 세상, 이건 분명 우리 엔터 바닥에 호재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모바일로 보여주자. 그렇게 드라마툰 '방과 후 복불복'은 비로소 공개 가능한 채널을 얻게 됐다. 관련 업체나 제작사와 논의를 거치면서 작업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거다."

그 와중에 판타지오가 주최한 신인 연기자 발굴 전문 오디션 '액터스 리그'를 통해 지금의 서프라이즈 멤버들이 구성됐다. 가능성을 보고 발탁한 5인방은 곧장 연기와 춤, 노래 등 다양한 장르로 트레이닝에 들어갔다.
"해외를 다녀보면서 더욱 절실해진 생각은 연기와 동시에 춤과 노래, 공연이 가능한 액터테이너의 필요성이었다. 장근석이 아시아 프린스로 우뚝 설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작품 외에 노래와 춤, 퍼포먼스가 가능하다는 지점 때문이다. 드라마를 통해 한류 인기를 얻은 배우들이 왜 외국에 나가면 노래를 부르는가. 이민호가 음반을 낸 이유는 무엇인가. 이병헌도 일본 팬미팅에선 노래를 했다. 노래와 춤이 불가능한 배우들은 해외 시장에서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서프라이즈는 액터테이너 군단을 겨냥한 프로젝트다. 연기를 본업으로 드라마나 영화 등 콘텐츠를 통해 팬들과 소통할 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 노래와 춤, 공연이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다. 물론 데뷔 이후 음반을 내고 따로 또는 같이 활동할 계획까지 수립한 지 오래다.
"예컨대 김수현이 춤을 추고 송중기가 노래를 한다고 생각해보라. 학원물이나 로맨스물 같은 작품들은 해외 시장에서 상당한 사랑을 받고 수익을 남긴다. 그래서 배우들이 해외로 진출하지. 처음엔 팬미팅을 열고 악수회 같은 걸로 팬들과 소통한다. 노래도 한 두 곡 부르고. 몇 번은 흥미롭지만 거듭되면 성에 차지 않는다. 그래서 장근석처럼 대규모 쇼가 가능한 엔터테이너에게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거다."
서프라이즈 5인방의 목표는 쉽게 말해 바로 춤추는 김수현, 노래하는 송중기가 되는 것이란다. 눈에 띄는 연기력을 바탕으로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그 인지도와 인기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모델, 나 대표가 꿈꾸는 서프라이즈의 미래다. 이를 위해 서프라이즈 멤버들은 연기 연습 외에도 아이돌 그룹의 커리큘럼이나 강도와 비슷한 수준에서 노래와 춤 등을 꾸준히 훈련 중이다.
나 대표는 인터뷰 말미 다소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실은 서프라이즈를 투입한 드라마툰,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많은 이들이 말려왔다고. 매니지먼트 선배들도 투자자들도 주주들도 지인들조차 그의 어깨를 잡았다. 일단 누군가 먼저 그 길을 가고나서 따라가면 안되겠느냐고. 왜 그 큰 일을 네가 벌이느냐고. 모바일 드라마를 과연 얼마나 많이들 보겠느냐고. 한마디로 돈이 되겠느냐는 얘기들이다.

"무모해보일 수도 있지만 거둘 수 없었다. 지금 당장은 얼마큼의 수익이 날지 예측조차 힘들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신인을 발굴하고 이들을 기용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은 분명 승산이 있다고 본다. 모바일 시장이 활성화되긴 했지만 과연 이러한 형태의 콘텐츠가 대중에 먹힐지도 가늠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매니지먼트의 체질 개선, 우리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스타급 배우에 의존한 집사(주인 가까이서 일을 도맡아 보는 사람)형 매니지먼트로는 발전이 없다."
나 대표는 업계에서도 도전 정신이 남다른 인물로 평가받는다. 단순한 매니지먼트 기능을 벗어나 '아이틴 오디션'(15세 이하의 엔터테인먼트 영재 발굴), '액터스 리그'(신인 연기자 발굴), '매니저 사관학교' 등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R&D 3형제를 가동 중이다. 게다가 음반 제작, 영화와 드라마 제작 사업도 함께 굴러간다. 사이더스HQ로부터 분사한 지 이제 5년, 하지만 회사 덩치는 하루가 다르게 불어났고 따라가는 매니지먼트가 아닌 선도하는 매니지먼트로 업계의 대표주자가 됐다.
한편 '방과 후 복불복'은 tvN '꽃미남 라면가게', '이웃집 꽃미남' 등을 연출한 꽃미남 드라마 히트 메이커 정정화 감독의 신작으로 얼떨결에 ‘뽑기부’에 초대돼 부장 완장을 차게 된 김소은과 재기발랄한 다섯 명의 꽃미남 뽑기 부원 서강준, 이태환, 유일, 공명, 강태오 등 서프라이즈 멤버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미션 수행기를 그린다. 오는 27일 언론 시사회를 거쳐 9월 2일부터 매주 월 수금 오전 8시, SK 전 채널(네이트, Btv, 티스토어, 호핀)에서 동시에 오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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