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호재? 8월, 스크린과 TV에 용접 '동시대박'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8.26 15: 57

살인적인 더위와 긴 장마 덕(?)일까. 8월 스크린과 안방극장이 동시에 불났다. 한국영화 관객이 사상 처음으로 월 2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고 안방에도 평일 미니시리즈들이 시청률 20%에 육박하는 인기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시원한 극장으로 편안한 집으로 발길을 돌린 이들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먼저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25일까지 한국영화를 본 관객은 2천 436만 459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7번방의 선물'과 '베를린'이 쌍끌이 흥행을 한 지난 2월의 1천809만 명과 '도둑들'이 흥행한 작년 8월의 성적(1천701만 명)을 뛰어넘는 수치이며 최초로 월 관객수가 2천만을 돌파한 기록. 결국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 영화를 관람했다는 얘긴데 특히나 한국영화의 릴레이 흥행 무드가 이어지면서 이같은 결과가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가 하면 안방에선 밤 10시대 전파를 타는 월화극과 수목극이 나란히 시청률 20%를 넘보는 히트작을 배출하며 본방사수 무드를 조성했다. 한동안 지상파 3사의 미니시리즈들은 동시간대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 무드를 보여왔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SBS 수목극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오랜만에 20% 고지를 돌파하며 대박 흥행을 일군 데 이어 후속작인 '주군의 태양'은 물론 월화극 판도에도 KBS 2TV '굿 닥터'라는 1강 작품이 등장했다. 결국 동시기 방영 중인 월화 수목 미니시리즈가 나란히 동반 히트하면서 안방극장의 체면을 살려주고 있다는 평가다.

일단 8월 스크린에는 지난달 31일 나란히 개봉한 '설국열차'(감독 봉준호)와 '더 테러 라이브'(감독 김병우)의 쌍끌이 흥행에 이어 '숨바꼭질'(감독 허정), '감기'(감독 김성수) 등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2천만 관객을 동원해내기에 이르렀다. 4편의 한국 영화가 동반 히트하는 경사가 일어나면서 남은 8월이 마무리되면 최종 관객수 역시 경이적인 스코어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방에서는 월, 화요일 밤 주원, 문채원, 주상욱 등이 열연 중인 KBS 2TV '굿 닥터'가 동시간대 SBS '황금의 제국'과 MBC '불의 여신 정이'를 제치고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 6회의 시청률이 19.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자체최고 성적을 나타내 조만간 20% 진입도 무난할 전망이다. 2위인 '황금의 제국'이 10%를 넘기며 맹추격하고 있지만 '굿 닥터'의 1강 독주를 막아서기엔 역부족일 거라는 관측.
또한 수, 목요일 밤에는 공효진-소지섭 주연의 SBS '주군의 태양'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지난 6회에서 16.6%의 시청률을 경신, 매회 상승세를 타는 저력을 보이며 동시간대 1위에 안착했다. MBC '투윅스'와 KBS 2TV '칼과 꽃'이 고전 중인 가운데 초반부터 매서운 파워를 과시하며 시청자들의 본방사수를 부추기는 분위기다. 로코믹 호러라는 홍자매 작가의 신선한 장르 시도가 계절과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
방송가 한 관계자는 "대개 8월초 중순은 휴가철이라 안방 시청률이 빠져나가는 경향이 컸는데 이번 여름엔 특별한 시청률 부침을 느끼지 못한다"며 "더위가 심하고 장마가 길었던 만큼 바깥 나들이보다 집에서 편안히 TV를 시청하는 인원이 많은 듯 하다"고 밝혔다.
스크린도 사정은 마찬가지. 충무로 한 관계자는 "극장의 호황은 날씨와 계절 탓도 큰 영향이지만 한국영화 대작들이 연이어 개봉하면서 오히려 서로 견제하거나 표를 뺏긴 게 아니라 동반 흥행하는 시너지를 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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