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뱅의 막내 승리가 어엿한 남자가 돼 돌아왔다.
승리가 지난 19일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렛츠 토크 어바웃 러브(Let’s Talk about Love)’를 발표했다. 2년 7개월이라는 공백 끝에 내놓은 앨범인 만큼 승리의 모든 것이 농축돼 담겼다. 그는 작사, 작곡은 물론 전체 앨범 프로듀싱까지 맡아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드러냈다.
“빅뱅 데뷔 7주년에 컴백이라니 감회가 새롭네요.(웃음) 7년 동안 빅뱅 활동도 하고, 또 솔로 미니앨범이 2장이 되니까 새삼스럽기도 하고요. 저는 7년이라는 연차가 다른 사람이 봤을 때 베테랑 같아 보여야 하는 연차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빅뱅이잖아요. 더 잘해야했죠. ‘빅뱅이구나’, ‘빅뱅의 승리구나’라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부담감이 컸던 것 같아요.”

이번 타이틀 곡은 승리가 작사하고 함승천, 강우진과 공동작곡한 ‘할말 있어요’. 어쿠스틱한 기타 연주에 승리의 미성이 어우러진 강한 리듬의 하우스 장르의 곡이다. 마음에 드는 여성의 주변을 빙빙 맴돌며 수줍게 마음을 고백하는 남자의 이미지를 담았다.
“저의 음악을 어떤 식으로 대중에게 어필할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 가장 좋은 건 역시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했죠. 제가 16살에 데뷔해서 벌써 24살이 됐어요. 그동안 경험했던 연애에 대한 감정, 사랑 때문에 아팠던 것들, 기뻤던 것들을 음악에 녹이고 싶었어요. 친근하면서 누구나 공감할만한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승리는 작사, 작곡 활동을 통해 싱어송라이터로 입지를 넓힌 것은 물론 자신의 앨범 전체 프로듀싱을 맡으며 한 단계 도약했다. 아이돌그룹의 멤버에서 실력파 아티스트로의 진화를 의미하는 부분이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그는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응원을 보내준 YG 양현석 대표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새 앨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 팬들의 기대를 한층 고조시켰다.
“곡 음악작업만 한 게 아니고 발매하고 홍보 프로모션까지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했어요. 특히 이번 활동은 공부라고 생각하고 모든 회의에 함께했죠. 앨범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뮤직비디오를 언제 오픈하고, 티저 영상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 것인가까지 맡았어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고요. 어떻게 보면 제가 7년 간 빅뱅이라는 그룹의 멤버로 활동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2년 7개월이라는 공백은 너무 길었다.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던 만큼 팬들이 느낀 빈자리를 컸을 터. 상당한 수준의 일본어 실력을 가진 그는 현지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그동안 음악보다 외적인 활동이 많았어요. 빅뱅 안에서도 저는 다른 길을 걷고 싶어했기 때문에 이렇게 새 앨범을 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뒤늦게 나에게도 음악적인 재능이라는 게 있구나 깨달았죠. 멤버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려고 했거든요. 사람들이 제가 하는 음악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어느덧 승리는 음악 프로그램에 가면 최고참인 선배가 됐다. 지난 주 지상파, 케이블을 돌며 컴백 무대를 가진 그는 이름을 외기도 어려울 만큼 많아진 후배들 덕에 본의 아니게 선배 대접을 톡톡히 받았다.
“7년 동안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가요계가 활활 타올랐으면 좋겠고, 히트곡도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우리가 눌리면 어떻게 하나 생각하기보다는 반갑다는 느낌이 먼저예요. 예전에 신화 선배님이나 DJ.DOC 선배님도 저희가 나왔을 때 반가웠다고 해주셨었거든요. 경쟁이 우선이 되기보다는 함께 활기찬 가요계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저부터 열심히 해야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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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 제공